전농로 왕벚꽃축제 꽃샘추위·일조량 부족에 ‘벚꽃 없는 축제’ 진행
비보이 퍼포먼스‧노래자랑‧밴드 공연 등 ‘다채’…방문객들 호응도

23일 제주 제17회 전농로 왕벚꽃 축제를 찾은 시민들. [사진 = 김진규 기자]
23일 제주 제17회 전농로 왕벚꽃 축제를 찾은 시민들. [사진 = 김진규 기자]

“벚꽃이 없는 벚꽃축제는 처음이에요.”

지난 23일 제17회 전농로 왕벚꽃 축제를 방문한 A씨는 오랜만에 가족들과 함께하면서 얼굴은 밝아 보였지만 다소 아쉬움이 묻어났다.

그는 “지난해에는 벚꽃축제에 오지 못했다. 그래서 올해는 반드시 딸과 함께 벚꽃길을 걷길 기대했지만 그러지 못해 아쉬운 것이 사실”이라고 말했다.

당초 ‘사랑 벚꽃 가득한 전농로의 봄날’을 주제로 만개한 벚꽃을 품에 안은 전농로 전역이 축제의 장이 될 것으로 기대됐지만, 꽃샘추위와 일조량 부족으로 벚꽃이 피지 않았다.

축제 기간에 벚꽃이 만개할 것이라고 장담했던 삼도1동축제추진위원회도 당혹스러울 수밖에 없다. 게다가 23일 늦은 오후부터 24일 오전 사이 시간당 10~20㎜의 강한 비가 오기도 했다.

그럼에도 수많은 사람이 축제의 장을 찾았다. 친구들과 방문한 B씨는 “벚꽃비를 맞으면서 걸었으면 좋았겠지만 자연 현상이니 어쩔 수 없지 않느냐”며 “기왕 이렇게 된 거 재밌게 즐기려 한다”고 말했다.

22일부터 24일까지 진행된 전농로 왕벚꽃 축제에서는 비보이 퍼포먼스, 점핑스타 등 다양한 프로그램과 시민이 참여하는 왕벚꽃 노래자랑과 난타, 국악댄스, 밴드 공연 등이 펼쳐졌다.

한편, 제주지역 벚꽃은 지난 23일 개화했다. 제주지방기상청 내 계절 관측용 벚나무 임의의 한 가지에 세 송이 이상 꽃이 활짝 피었을 때 벚꽃이 개화한 것으로 보고 있다. 벚꽃 만발은 개화 후 약 일주일 정도 걸리는 점을 고려할 때 제주에서는 3월 말쯤 연분홍 벚꽃 물결이 절정을 이룰 것으로 전망된다.

저작권자 © 제주매일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