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트스페이스·씨, 7월 4일까지 윤진미 전
‘초국가적 흐름: 태평양 여기 그리고 저기’

▲ 윤진미 작 'Other Hauntings-A Geography Beloved'

아트스페이스·씨(관장 안혜경)가 지난 21일부터 오는 7월 4일까지 윤진미 작가의 영상과 사진 작품을 선보이고 있다.

윤진미는 서울에서 태어나 1968년 캐나다 밴쿠버로 이민을 갔다. 1985년 브리티쉬 콜럼비아대학에서 학부를 했고 1990년 에밀리 카 미술대학에서 미술학사, 1992년 콘코르디아 대학교에서 석사학위를 받았다. 그는 1990년대부터 카메라를 기반으로 역사, 장소, 신체에 관한 질문을 던져오고 있다. 2009년 캐나다 온타리오미술관 그란지 상에 선정되는 등 여러 나라에서 활발하고 광범위하게 활동하고 있으며, 현재 캐나다 밴쿠버 시몬 프레이저대학교 현대미술대학 시각예술교수로 재직 중이다.

윤진미는 캐나다에서 오래 살았지만 어디가 나의 진짜 장소인가에 대한 디아스포라(흩어진 사람들)로서의 정체성이 창작의 기본 뿌리로 작용하고 있다.

‘초국가적 흐름: 태평양 여기 그리고 저기’를 주제로 한 이번 전시는 캐나다 밴쿠버 섬과 한국의 제주도에서 일어난 공통된 상황에 대한 이야기를 담고 있다. 두 지역은 태평양을 사이에 두고 멀리 떨어져 있지만, 둘 다 섬이면서 식민지배의 경험이 있고, 군사적 문제가 발생했으며 관광지로 사랑받고 있다는 공통된 역사가 있다. 두 섬 모두 아름답고, 원주민과 이주민이 조화로운 관계를 유지하기 위해 애쓰며 살아가고 있는 곳이기도 하다.

전시에 소개되는 ‘Long View’(2017)와 ‘Other Hauntings'(2016) 시리즈는 둘 다 섬의 장소성을 바탕으로 그곳에 얽힌 역사를 탐구하고 있다. 영상에서는 냉전의 아픔을 가진 밴쿠버 섬의 파도가 서귀포의 강정마을로 연결되고, 태평양을 바라보는 이민자의 몸짓이 제주 해녀의 물질로 치환된다. 강정마을 해군기지 설치에 반대하는 제주 출신 청년이 관광객과 리조트 노동자들 사이를 걸어 부서진 구럼비로 향하고, 해녀 노래 기록자인 강경자씨가 부르는 ‘이어도사나’ 노동의 리듬에서는 제주를 바라보는 또 다른 낯선 시선을 느낄 수 있다.

작가는 이민자들이 느끼는 절대 고독과 정체성의 실체에 대한 답을 찾아가는 과정에서 공간에 깃든 역사, 어떤 공간에 벌어진 고통의 역사, 과거-현재-미래라는 시간 구분의 무의미함, 삶의 아이러니 등을 함께 표현해내고 있다. 문의=064-745-369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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