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로변 화단 꽃 죽자 그 위로 대형 화분 설치 ‘부조화’
시민들 “오히려 미관 해쳐”…洞 “관리 어려움” 해명

▲ 유지·관리의 어려움 등을 이유로 ‘화단’ 위에 ‘화분’까지 올려놓은 제주시의 꽃길 가꾸기 사업(사계절 꽃 피는 거리 조성)이 오히려 도시 미관을 헤쳐 시민들의 눈살을 찌푸리게 하고 있다. <사진=장진우 기자>

유지·관리의 어려움 등을 이유로 ‘화단’ 위에 ‘화분’까지 올려놓은 제주시의 꽃길 가꾸기 사업(사계절 꽃 피는 거리 조성)이 오히려 도시 미관을 해쳐 시민들의 눈살을 찌푸리게 하고 있다.

제주시 노형동(동장 김세룡)은 지난 3일 제주시 노형오거리부터 S-중앙병원까지 가로변 화단에 식재된 꽃들이 시들자, 대형 화분을 옮겨 놨다. 화단의 죽은 꽃들을 대신하기 위함이다.

6100여만원의 예산이 들어간 이 대형 화분들은 애초 노형오거리 주변에 설치 돼 있던 것으로 현재 130개가 길가에 길게 늘어져 있는 상태다.

하지만 현장에서 살펴 본 바에 따르면 이 화분에 식재된 나무들도 상태는 그리 좋은 편은 아니었고, 화단 위에 덩그러니 대형 화분이 놓여져 있어 거리 미관과도 어울리지 않는다는 지적이다.   

앞서 이 부근은 화단 정비에만 7200만원이 쓰였다. 불과 수개월 만에 이곳 화단에 식재된 철쭉, 잔디 등이 모두 죽어 이중으로 예산을 투입해 예산 낭비 지적은 물론 사계절 꽃 피는 거리 조성이라는 애초 취지도 이루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노형동 주민 A씨(42·여)는 “도심 속 화단은 자투리 공간에 꽃과 나무를 심어 보는 이들로부터 작은 휴식처를 제공하고, 안정을 돕는 것인데 앙상한 가지와 거대 화분은 오히려 기분을 상하게 한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노형동 관계자는 “꽃과 잔디가 모두 죽으면서 흙도 날려 민원도 많아 일단 화분들을 가져다 논 것”이라며 “하지만 예산 문제도 있고, 유지·관리의 어려움이 있는 것도 사실”이라고 토로했다.

그러면서 “하반기에 제주시에서 화단 정비를 위해 꽃을 나눠 주는데, 도시 미관 등을 고려하고 검토해 화단을 정비하도록 하겠다”고 덧붙였다.

저작권자 © 제주매일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