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일 펜션서 음주로 동행 조사중 2층서 뛰어내려
양쪽다리 복합골절…부상도 친구 신고해야 인지

제주 지역에서 10대 청소년이 경찰 조사를 받던 중 파출소 2층에서 뛰어내려 중상을 입었지만, 20여분 동안 담당 경찰관이 모르고 있던 것으로 드러났다.

19일 제주서부경찰서에 따르면 지난 14일 오전 1시29분께 제주시 한림읍 한 펜션에서 K(16)양 등 11명의 청소년이 술을 마시다가 인근 주민의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에 적발됐다.

경찰은 현장에서 달아난 5명을 제외한 K양 등 6명을 임의동행(참고인) 신분으로 이날 오전 2시52분께 한림파출소로 데려가 인적사항 등을 조사했다. 당시 파출소에는 2명의 경찰관만 있었다.

K양은 경찰이 다른 사건 등으로 주의가 산만한 틈을 타 오전 3시20분께 파출소 2층에서 바닥으로 뛰어내려 발 골절상을 당했지만, 경찰은 20여분이 지난 오전 3시42분께 돼서야 이 사실을 파악했다.

친구들이 파출소에 있다는 소식을 듣고 찾아간 Y(16)군이 K양을 발견해서야 파출소 경찰관이 K양이 크게 다친 사실을 알아차린 것이다. 이후에서야 경찰은 119에 신고한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경찰은 이 과정에서 119 구급대가 도착한 이후인 오전 3시55분께가 돼서야 K양의 부모에게도 해당 사실을 알려 미성년자 보호 의무를 미흡하게 처리했다는 비판이 나온다.

K양의 어머니는 “아직 어려서 겁을 먹었을 텐데 경찰이 보호자에게 미리 알려줘야 했다”며 “더욱이 사고가 난 것도 딸의 친구가 먼저 안 걸 보면 관심이 아예 없었던 것 같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경찰 관계자는 “학생들에 대한 보호 의무를 제대로 하지 못 한 측면이 있다”며 “감사를 통해 문제가 되는 부분에 대해서는 담당 경찰에게 징계 처분을 내리겠다”고 밝혔다.

한편 현재 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있는 K양은 “양쪽 다리에 복합골절을 입어 여러 차례 수술이 필요한 상황으로 수술이 성공적으로 끝나더라도 장애가 생길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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