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세계섬문화축제’가 오는 2019년 봄에 열릴 예정이라고 한다. 이 소식을 접하곤 먼저 뜬금없다는 생각부터 든다.

그동안 ‘섬문화축제 부활’ 운운하는 소리를 들어보기는 했다. 하지만 왜 부활하려고 하는지, 도민들의 생각은 과연 어떤지, 기본 컨셉은 무엇이며, 어디서 어떻게 개최하겠다는 것인지 등 의문만 가득했다.

이와 관련 섬문화축제를 추진하려는 제주도와 문화예술재단은 아마도 최근의 ‘설문조사 결과’를 내세울 것 같다. 특히 세계섬문화축제 개최 필요성에 대해 도민과 관광객 81%가 찬성했다는 식이다. 이는 지나가던 소도 웃을 일이 아닐 수 없다.

지난 1998년 첫 선을 보인 세계섬문화축제는 막대한 예산(당시 125억원) 투입에도 불구 별무효과였다. ‘예산만 낭비한 대표적인 축제’라는 오명을 얻으며 제2회 축제(2001년)를 끝으로 막을 내린 이유이기도 하다. 민속공연에 치중한 단순한 프로그램에다 도민 공감대 부족, 이로 인한 참여 저조가 축제 실패의 원인으로 작용했다.

이 같은 사실을 애써 외면하고, ‘제주만의 섬문화를 반영하는 국제적인 문화축제가 필요하다고 생각하십니까?’라고 묻고 있으니 그 답이 찬성일 것임은 자명한 일이다.

더욱 기가 막힌 것은 “올해 상반기 토론회와 설명회 등을 통해 도민의견을 수렴하고, 섬문화축제 개최에 대한 기본계획을 마무리하겠다”는 제주도의 설명이다. 도민 공감대 형성은 커녕 축제 개최부터 발표하고 의견을 수렴하겠다니 순서가 틀려도 한창 틀렸다.

이런 인식과 발상으로 치러질 축제의 결과는 보나마나 뻔하다. 섬문화축제를 부활하려면 모든 것을 솔직히 드러내놓고 도민들의 공감부터 얻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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