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민들 “새누리당 해체하라” “국정교과서 폐기하라” 분노 표출

▲ 제주 지역 104개 시민사회·노동·종교단체 등으로 구성된 ‘박근혜 정권 퇴진 제주행동’은 지난 3일 오후 6시 제주시청 앞에서 주최 측 추산 1만1000여명(경찰 추산 2200여명)의 시민들이 참여한 가운데 ‘박근혜 즉각 퇴진 7차 제주도민 촛불집회’를 열었다. 고상현 기자 kossang@jejumaeil.net

광양R~구 세무서사거리 질서있는 행진…거리 곳곳서 시국 풍자

박근혜 대통령의 탄핵안이 국회에 제출된 3일, 전국에서 대통령의 퇴진을 요구하는 시민들이 거리로 쏟아져 나온 가운데 제주에서도 많은 시민들이 촛불을 들었다.

제주 지역 104개 시민사회·노동·종교단체 등으로 구성된 ‘박근혜 정권 퇴진 제주행동’은 이날 오후 6시 제주시청 앞에서 주최 측 추산 1만1000여명(경찰 추산 2200여명)의 시민들이 참여한 가운데 ‘박근혜 즉각 퇴진 7차 제주도민 촛불집회’를 열었다.

영상 6도의 제법 쌀쌀한 날씨 속에서도 각계각층 남녀노소의 시민들이 저마다 손에 든 촛불로 하나가 돼 ‘박근혜 정권은 퇴진하라’ ‘새누리당은 해체하라’ ‘국정교과서 폐기하라’고 외치며 박 정권과 국회에 대해 분노를 표출했다.

이날 지정발언에 나선 양윤경 제주4·3희생자유족회장은 “최근 공개된 국정 역사교과서를 보면 4·3의 참혹한 역사를 축소 왜곡시켰다”며 “진실한 역사 교과서를 만들기 위해 박 정권을 우리 손으로 끌어내리자”고 말했다.

이어 휠체어를 타고 발언에 나선 이승훈(44)씨는 “박 대통령은 부양의무제·장애인 등급제 폐지 등의 공약을 아직도 지키고 있지 않고 오히려 장애인 지원을 줄이고 있다”며 “국민을 기만하는 박 정권이 퇴진할 때까지 촛불을 들자”고 했다.

자유발언, 지정발언, 공연 등으로 구성된 1부 집회가 마무리되자 시민들은 광양사거리에서 구 세무서사거리까지 질서 있게 거리 행진을 벌였다. 행진으로 잠시 정체된 차량들 안에서도 손을 흔들며 집회 참가자들을 응원했다.

이날 거리 곳곳에는 재기발랄하게 현 시국을 풍자하는 시민들의 모습이 눈에 띄었다. 시민들은 뇌물·직권남용 등의 혐의가 적힌 박 대통령 체포영장을 들고 다니거나 ‘그네야 나오너라 영창에 가자’라고 노래를 불렀다.

직접 피켓을 만들고 나온 김모(50·여)씨는 “세월호에서 아이들이 희생당하게 하고, 일본과 위안부 문제에 대해서 졸속으로 합의하는 등 박 정권은 국민을 위하지 않았다”며 “국민이 주인이 되는 나라를 만들기 위해 거리로 나왔다”고 했다.

마지막 행사인 3부에서는 시민들이 ‘박근혜 대통령 퇴진 이후 바라는 사회’에 대해서 이야기하는 시간이 마련됐다. 남녀노소 많은 시민들이 저마다 자신이 생각하는 좋은 나라에 대해서 마이크를 붙잡고 얘기했다.

마지막으로 마이크를 잡은 고덕순(51·여)씨는 “학생들, 농민들, 노동자들 이 땅의 밑바닥 토대가 되는 민중들이 존중받는 사회가 되길 바란다”며 “우리의 촛불들이 모여 불씨를 키워갈 때 대한민국을 바꿀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날 전국에서 진행된 ‘박근혜 정권 퇴진 촉구 촛불집회’에는 주최 측 추산 232만명의 시민들이 참여해 헌정 사상 최대 인파의 대기록을 세웠다.

저작권자 © 제주매일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