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주 열풍(熱風)’ 등 잘 나가던 제주특별자치도에 비상등이 켜졌다. 최근 5~6년 거세게 불었던 제주살이 바람이 급격히 식어버렸고, 내국인 관광객 또한 감소세로 돌아섰다. 향후 지역경제가 어떻게 요동칠지 불안감이 가시질 않고 있다.

 그동안 제주도의 순유입 인구를 보면 지난 2010년 437명에서 2011년 2343명으로 부쩍 늘었다. 2014년에는 1만1112명으로 첫 1만명대를 기록했다. 이후 2017년까지 4년 연속 1만명 이상의 순유입 인구수를 유지했다.

 그러나 지난해엔 8853명에 그쳐 1만명대 아래로 떨어졌다. 월별 순유입 인구도 2016년 2월 1738명으로 최대치를 기록했지만 지난해 12월에는 고작 47명으로 37분의 1 수준으로 대폭 줄었다.

 제주 이주민이 급격하게 감소한 것은 주거비용 상승과 교통난, 구직난 때문으로 분석된다. 이와 관련 한국은행 제주본부는 부동산 가격과 생활물가 상승에 따른 주거비용 증가와 기대소득 감소 등으로 인구 순유입 규모는 앞으로도 축소될 것으로 전망했다.

 제주 이주민 문제와는 달리 관광객 감소는 지역경제 근간(根幹)을 뒤흔드는 중대 변수다. 제주도관광협회가 집계한 관광객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제주를 찾은 관광객은 1431만3000여명으로 전년도 1475만3000여명보다 3.0%나 줄었다. 2017년 중국과 ‘사드(고고도미사일 방어체계) 갈등’이 터진 이후 2년 연속 관광객 수가 감소한 것이다.

 이처럼 관광객이 크게 줄어든 것은 ‘사드 사태’ 영향도 있지만, 그보다는 제주관광을 주도해온 내국인 개별 관광객이 감소한 탓이 크다. 이는 저가항공사들이 값이 싼 국외 노선을 잇달아 개설하면서 여행객들이 대거 외국으로 발길을 돌렸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이에 따라 제주도는 감소 추세를 보이는 내국인 관광객 유치를 위해 온라인 마케팅과 뱃길 관광을 활성화하고, 제주특화 콘텐츠 발굴 등 맞춤형 전략을 본격 추진키로 했다. 제주의 문화와 레저스포츠 등을 적극 홍보하는 한편 휴양·치유를 테마로 하는 마케팅을 적극적으로 펼치겠다는 것이다.

 하지만 어딘가 미덥지 못하다는 생각을 떨칠 수가 없다. 지금까지 제주관광공사 등이 나서 국적(國籍) 다변화 등 여러 가지 방안을 마련했지만 별무효과였다. 제주도 등 관계당국은 현재의 상황을 ‘위기 국면’으로 받아들여야 한다. 잠시 스쳐가는 일과성 문제가 아닌 아주 ‘본질적인 사태’로 파악해야 한다는 뜻이다. 이 같은 점을 제주도는 직시(直視)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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