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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4·3과 지방공휴일

기사승인 2018.12.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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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덕환

시인

 

우여곡절 끝에 올해부터 시행
4·3문제 해결 한 단계 더 진척
지방자치분권의 정당성도 입증

‘공무원만 노는 날’ 인식 불식 등
제도 정착 위해선 극복 과제 많아
4·3 전국화·세계화 노력 기울여야

 

4·3 70주년이 저물고 있다. 예년에 비해 많은 행사와 사업들이 치러진 해였다. 12년 만에 대통령이 추념식에 다녀갔고 우리나라 내로라하는 국회 여·야 지도부가 출동하기도 했다. 이 뿐만이 아니다. ‘동백꽃 배지 달기’ ‘광화문 문화제’ ‘대한민국 역사박물관 전시’ 등으로 4·3의 전국적인 관심을 증폭시켰다. 그 중 4월 3일의 지방공휴일 지정은 4·3 70주년을 맞는 올해 초부터 뜨거운 감자였다. 지난해 12월 의결한 ‘제주특별자치도 4·3희생자추념일의 지방공휴일 지정에 관한 조례’가 바로 그것이다.

조례 제정에 이르기까지 순탄한 것은 아니었다. 법률 전문가들 사이에서도 이견(異見)이 있었다. 지방공휴일을 지정하여 운영하는 것은 지방자치단체의 자치사무에 해당한다고 보고 얼마든지 조례로 지방공휴일을 지정·운영할 수 있다는 견해가 있었다. 반면, 법령의 위임이 없는 상태에서 지방자치단체마다 관공서가 쉬는 날이 다르면 국가사무를 처리하는데 어려움을 초래할 뿐만 아니라 국민의 불편을 가중하게 된다는 점 등을 들어 조례로 정할 수 없다는 견해도 있었던 터였다.

예상하지 않은 것은 아니었지만 제주도의회에서 조례가 통과되자, 중앙정부(인사혁신처)는 제주도로 하여금 재의요구를 하도록 요청하였다. 4.3공휴일 조례의 제정 취지에는 충분히 공감하지만 현행 법령에 위반된다는 것이었다. 정부의 재의요구를 거부할 수 없었던 제주도의 입장은 난처하였다. 억지춘향 격으로 도는 1월 10일 도의회에 재의요구를 하게 되고, 도의회에서는 3월 20일 열린 본회의에서 또 다시 만장일치로 4.3지방공휴일 조례를 재의결하기에 이르렀다. 이에 대하여 정부는 지방공휴일 조례 제정과 관련한 효력정지 가처분 신청, 대법원 제소 등을 통해 조례 시행을 가로막으려는 태도를 보였지만 화해와 상생을 통한 평화와 인권의 인류 보편적 가치를 실현하려는 제주도민들의 참뜻을 꺾지는 못했다.

결국 정부는 지방자치단체 스스로가 지방공휴일을 지정하여 시행할 수 있도록 하는 제도 도입을 추진하겠다고 했다. 4.3 70주년 4.3희생자추념일이 지나고 얼마 되지 않은 4월 16일, 행정안전부가 발표한 보도 자료에 의하면 지방지방자치단체가 조례로 '지방공휴일'을 지정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의 '지방자치단체의 공휴일에 관한 규정' 제정을 추진하겠다고 하였다. 그리고 4.3공휴일 조례에 대하여 대법원 제소 등의 법적 절차를 밟지 않겠다고 했다.

이에 따라 지난 7월 10일 드디어 ‘지방공휴일에 관한 규정’이 제정되어 대통령령 제29036호로 공포되었다. 대한민국에서 처음으로 4.3희생자추념일이 지방공휴일로 지정된 것이다. 이로써 4.3문제 해결의 노정(路程)에서 한 단계 진척을 보았을 뿐만 아니라, ‘변죽을 쳐서 중앙을 울리는’ 자치분권의 정당성도 입증한 셈이다.

앞으로 4.3추념일의 지방공휴일 정착과 관련해서는 극복해야 할 과제가 없는 것은 아니다. 3월 22일에 조례를 공포하기는 했지만 4.3 70주년인 올해 처음 시행된 4.3공휴일은 조례가 제정되고 나서 얼마 안 된 시점이어서 혼란이 일기도 하였다. 그래서 행정당국에서는 ‘4월 3일 지방공휴일 지정 관련 공직자 복무지침’을 마련하여 시행할 수밖에 없었다. 도민 혼선과 불편이 없도록 하기 위한 조치였다. 그러는 한편, 4·3희생자추념식 개최·지원, 4·3추모 행사 등에 전 공직자가 참여하여 희생자 및 유족들과 아픔을 함께하는 등 지방공휴일 지정 취지를 살리고자 노력하였다. 또한, 방문·전화 민원 응대, 내부 기본 행정 업무 처리 등 민원 불편이 발생하지 않도록 하고 중앙 연계사무 처리, 민원서류의 발급, 인·허가 및 유기한 민원 접수·처리 등 민원업무에 차질 없도록 추진하였다.

대부분의 도민들이나 4.3희생자 유족들은 손꼽아 기다려 온 결과이지만 일반 기업이나 은행, 자영업자 등에서는 ‘공무원, 그들만 노는 날’로 인식하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대한민국 역사에서 차지하는 위치와 중요성, 후세교육, 전국화.세계화로 나아가기 위해서는 매년 4월 3일을 지방공휴일이 정착될 수 있도록 하는 노력을 게을리 해서는 안 된다.

강덕환 시인  

<저작권자 © 제주매일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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