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NS서비스 확대에 기승 사회문제화
자극적 거짓에 매력 느끼는 심리 이용
정계와 연예계 이어 개인 범주로 확대

대통령까지 나서 더 강력한 대책 촉구
단속필요하지만 법만으로 해결 어려워
비판적 관점서 뉴스분석 국민의식 요구

 

 

가짜뉴스는 교묘하게 조작된 ‘속임수 뉴스’를 뜻한다. 우리나라에서 가짜뉴스의 역사는 상당히 오래됐다. 과거 권위주의 정부 시절 독재자들은 언론을 장악해 자신들에게 유리한 뉴스만을 양산했다. 정치 현장에서 일어나는 사실을 왜곡해 자신에게 유리하게 했다. 유언비어와 ‘카더라 방송’이 횡행했다. 가짜뉴스는 최근까지도 이어지고 있다. ‘대통령이 치매라더라’ ‘200조원을 북한에 퍼준다더라’ 따위의 가짜뉴스가 유튜브를 통해, 단체카톡방을 중심으로 그럴 듯하게 퍼지고 있다.

가짜뉴스는 온라인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만들어져 사회관계망이나 포털사이트를 통해 광범위하게 확산된다. 인터넷이 발달하고 SNS서비스가 급속히 확대되면서 가짜뉴스를 진짜뉴스처럼 퍼트리는 일은 전 세계적으로 큰 사회문제가 되고 있다. 2016년 미국 대통령 선거 당시 ‘가짜뉴스’가 보여준 파급력은 세계를 놀라게 했다. 당시 페이스북에 가장 많이 공유된 기사 5개 중 4개가 가짜뉴스였다. ‘프란체스코 교황이 트럼프를 지지한다’ ‘힐러리가 테러단체 이슬람국가에 무기를 팔았다’ 등의 가짜뉴스가 삽시간에 세계로 퍼졌다. 페이스북 이용자들은 자극적인 내용을 접하자마자 퍼나르고 공유했다.

비단 정치계뿐만 아니라 연예계에서도 가짜뉴스 피해는 갈수록 더해간다. 가짜뉴스로 피해를 당한 연예인들이 한 둘이 아니다. 연예계를 넘어 이젠 개인을 대상으로 SNS상에 비방 글을 퍼뜨려 수치심과 모멸감을 느끼게 하는 경우도 많다.

왜 사람들은 가짜뉴스에 관심을 가질까? 가짜뉴스는 자극적이기 때문이다. 대부분 ‘혐오, 선동, 무슬림, 여성, 유대인’과 같은 자극적인 코드를 담고 있다. 가짜뉴스를 만드는 사람들은 따분하고 지루한 진실보다 자극적인 거짓에 더 매력을 느끼는 사람들의 심리를 이용한다. 특히 판단력이나 분별력이 떨어지는 노인이나 미성년자에겐 ‘뉴스가 곧 진실’이라는 확증을 심어준다. 게다가 종교·정치적 편향성을 가진 이들이 가짜뉴스를 지속적으로 접하다보면 듣고 싶은 것만 듣고, 보고 싶은 것만 보는 인지부조화에 빠진다. 인지부조화란 사람들은 자신의 가치관과 비슷한 논점의 글이라면 사실의 여부를 떠나 무조건적으로 믿는 것을 말한다. 사실 여부보다 특정 정보만 골라서 보고 자신의 호불호가 뉴스를 보고 믿는 기준이 되는 셈이다.

가짜뉴스는 건전한 시민 사회를 분열과 갈등으로 몰아가는 죄악이다. 가짜뉴스를 만들고 유포하는 이들은 명백한 범죄자이다. 먼저 가짜뉴스는 진위부터 가려서 그 제작자는 물론 유포자까지 처벌해야 한다. 현행법의 테두리 내에서 철저히 단속해야 한다.

과거 히틀러 치하 선전부장관이었던 괴벨스가 가짜뉴스로 히틀러를 신화화했다.

역사적 아픈 과거를 교훈삼아 독일 정부는 2017년부터 가짜뉴스나 증오 표현을 방치하는 소셜네트워크서비스 기업에 최대 600억원 벌금을 부과 하는 법안을 만들어 시행하고 있다.

우리나라도 점점 가짜뉴스에 대한 법적인 처벌을 강화하고 있다. 지난 대선 시 ‘김정일에 보낸 편지’를 유포한 60대 제작자는 공직선거법 위반으로 500만원의 벌금을 선고 받았다.

최근 문재인 대통령은 “허위조작정보는 보호 받아야 할 영역 아니”라며 더욱 강력한 대책을 독촉했다. 박상기 법무부 장관도 “인터넷에 고의로 허위 사실을 유포하는 ‘가짜뉴스’의 생산·배포자를 빠르고 엄하게 단죄하겠다”고 밝혔다.

법만으로 이 문제를 해결하기는 어렵다. 정치권부터 상대를 폄하·비난하는 말들을 바꿔야 한다. 국민의식도 바뀌어야 한다. 바쁜 현대인들은 모든 문제에 대해 사고할 시간이 부족하다. 수많은 정보들이 쏟아지지만 이에 대해 생각할 여유나 시간은 오히려 없다. 괴벨스가 자극적인 거짓에 재미를 느끼지 못하는 사람들을 가장 어려워했다. 항상 비판적인 자세를 가지고 사건을 바라보는 사람들을 싫어했다. 그런 사람들은 가짜뉴스를 보더라도 한 발짝 뒤로 물러서서 주장이 맞는지 샅샅이 살펴본다. 비판적인 관점으로 뉴스를 접하고 상식과 비상식을 구분할 줄 아는 기준을 가져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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