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유산 활용·보존관리 체계화 필요

단체 창립 문화재 생생·돌봄사업 추진

 

문화유산이라 하면 거창하게 국보·보물·명승·기념물 등 유무형의 지정문화재로만을 우선 생각할 수가 있으나, 사실은 그렇지가 않다.

사람 사는 동네마다 남겨지고 전승되는 것이 바로 우리의 멋스러운 문화유산이다. 비록 다른 지역에서 문화적 삶을 누린 이들에게는 내가 경험한 것과는 다르다는 것 하나만으로 별로인 것으로 느낄 수도 있다.

그래도 세상이 공평하고 아름다운 것은, 다같이 24시간이라는 굴레에서 나름대로의 생존을 위해 살아가기 때문이 아닐까. 문화를 즐겼다하여, 또는 돈을 많이 모은 부자라 하여 장수하는 것도 아니다. 생명선은 너나없이 평등하다.

문화 또한 더도 덜도 없이 그 지역의 환경에 적응하며 형성된 삶의 흔적이라고 하였을 때, 저마다 멋과 맛은 다를지라도 홀로가 아닌, 더불어 사는 공동체로서 사회를 이뤄왔다.

이러한 것을 바탕으로 문화유산의 원형보존을 위한 전승·보존·활용·예방 관리사업을 체계화 및 표준화하고, 문화재 돌봄사업의 상호교류, 협력 및 정보 공유와 문화유산의 보존 활용을 위한 연구수행 및 정책개발 보급과 문화유산 관광자원 개발, 전통문화예술 진흥, 지역문화예술진흥 등 제반 사업의 추진함을 목적으로 2015년 1월 20일 탐라문화유산보존회가 창립됐다.

단체 창립으로 서귀포예총과 협력사업으로 무병장수의 별 남극노인성 사업을 발굴, 생생문화재사업을 준비하기 시작했고, 2018년 8월 18일 문화재청(제주특별자치도 세계유산본부)으로부터 사단법인 설립허가증을 받아 법인등기를 마쳤다.

탐라문화유산보존회의 주요 사업은 문화재 생생사업과 돌봄사업 그리고 전통문화예술 진흥이다.

문화재생생사업이란 문화재는 액자 속에 보존되는 문화재가 아니라, 문화재에 내재되어 있는 컨텐츠를 발굴해 시민과 공유하는 사업을 의미한다. 서귀포를 상징할 수 있고 시민 모두가 공유가 가능한 자원을 찾던 중, 서귀포시 해안 수평선에서만 관측이 가능한 무병장수의 별 남극노인성 카노푸스를 문헌자료를 통해 확인했다.

이 별은 ‘토정비결’의 저자 이지함 선생이 노인성을 보기 위해 백록담을 세 번이나 오를 만큼 의미가 깊고, 대정에서 8년 넘게 유배를 하였던 추사 김정희 선생이 자신의 거소를 ‘수성초당’이라했을 만큼, 제주에 오는 관료들이나 묵객들은 제주에 와서 남극노인성 보는 것을 최고의 가치로 쳤을 정도이다.

왜냐하면 이 별이 밝게 비추면 그 별을 본 사람은 무병장수하고, 국가에는 전쟁이 사라진다고 했기 때문이다. 이 같은 이유로 인해 조선시대는 국가에서 매년 춘분과 추분에 노인성제를 지내도록 ‘국조오례의’에 명시할 정도로 중요하게 여겼던 별이었다. 이 별을 통해 서귀포시를 무병장수의 도시라 했고, 이에 대한 지적 재산권 보호를 위해 특허청에 상표등록을 하기도 했다.

또 다른 사업은 문화재돌봄사업이다. 2019년 1월에 제주도에 산재된 있는 자연문화재 220여개에 대해 제주특별자치도로부터 위탁계약을 받아 시행하고 있다. 제주화산섬과 용암동굴의 유네스코 등재 세계자연유산이 있는 거문오름, 일출봉 등을 비롯하여 천연기념물, 명승, 자연기념물, 동굴 등을 상시 또는 수시 인력을 통해 점검 확인하면서 경상관리를 하고 있다.

사전에 문화재 특성을 올바르게 이해하여 ‘호미로 막을 수 있는 것을 가래로 막지는 말자’는 정신으로, 미리 문제점을 발견해 예방함으로서, 국고의 낭비를 막자는 것이다. 그리고 이러한 과정을 통하여 도민들이 직접 문화재를 돌봄으로서, 일자리 창출 효과도 얻고 있다. 현재 이 사업을 통해 상시관리 25명, 수시관리 5명, 경미수리 및 모니터링 22명이 함께 하고 있다.

문화재란 인위적이거나 자연적으로 형성된 민족의 유산이기에, 온 국민 모두가 보호하고 활용해야하는 대상이기도 하다. 문화재는 우리는 우리의 정체성을 확인할 수 있는 거울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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