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 성수기 호텔 예약률 40%대…특급은 호황 불구 중저가시설 한숨

“시설·서비스 개선 등 경쟁력 갖추기 자구노력 및 대응방안 마련 시급”

제주관광수요와 공급이 엇박자를 내면서 관광숙박업을 중심으로 고조됐던 위기감이 현실화된모습이다.

12일 제주도관광협회 등에 따르면 8월13일~19일 간 도내 관광업계 예약률(잠정)은 호텔 43%, 콘도미니엄 64%, 펜션 43%, 렌터카 70%, 전세버스 17%, 골프 42% 등에 그치고 있다.

앞선 1~2주 역시 별반 다를 바 없는 상황이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7말8초(7월말~8월초)는 여름 극성수기다.

성수기를 맞고 있는 대한민국 관광1번지인 제주지역 관광사업체의 예약률이라고 선뜻 받아들이기 힘든 수치다. 예년 같으면 여름 휴가철을 맞아 최고 호황을 누렸을 숙박업계가 그 중심에 서 있다.

이는 중국인 관광객 수요 등에 맞춰 시설 증가 속도는 가팔랐지만, 기대 했던 수요가 사드(THAAD) 보복 등의 영향으로 빠져 나간 데가 빈자리를 메꿔줄 것으로 예상했던 내국인 관광객 증가세도 정체현상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 지난해 7월과 8월 제주를 찾은 내국인 관광객은 전년 동월 대비 각각 4.2%, 11.1% 증가, 그나마 나은 상황이었다.

하지만 올해 7월 한 달 제주를 찾은 내국인 관광객(잠정치)은 113만3555명으로 전년 동월 대비 4.6% 떨어졌다. 여기에 8월 한 달은 전년 수준을 유지하거나 소폭 하락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는 상황이다.

숙박업계 사정이 모두 같은 것은 아니다. 중저가 숙박업계로 집중된 양상이다.

대기업 등이 운영하는 특급호텔 등 비교적 규모가 크거나 시설이 나은 곳은 성수기 효과를 톡톡히 누리고 있지만 상대적으로 규모가 작은 숙박시설은 속이 새까맣게 타 들어가고 있는 실정이다.

제주시내 특급호텔 관계자는 “7월 투숙률은 90%대였으며, 8월 역시 현재 90% 수준의 예약률을 보이고 있다”며 “수요를 끌어 들이기 위해 다양한 부대시설을 운영하는 등 서비스 질을 높여 나가고 있다”고 말했다. 서귀포지역 특급호텔도 제주시지역과 비슷한 수치를 기록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에 반해 제주시내 중저가 관광호텔 관계자는 “여름 성수기 효과를 보지 못하면서 걱정이 크다”며 “중국 수요가 회복되지 않고, 내국인 수요가 정체된다면 조만간 문을 닫는 숙박시설이 속출하지 않겠느냐”고 하소연했다.

관광업계 관계자는 “그동안 제주관광산업 호황세가 지속되면서 너도 나도 숙박업을 중심으로 사업에 뛰어들었기 때문”이라며 “중저가 숙박시설이 대형호텔 수준으로 서비스를 끌어올릴 수는 없겠지만, 조금이라도 시설과 서비스를 개선해 나가고자 하는 자구노력과 함께 행정적 지원 등도 필요해 보인다”고 말했다.

다른 관계자는 “숙박업뿐만 아니라 산업 전반적으로 공급과잉 우려의 목소리는 꾸준히 제기돼 왔지만 급성장에 따른 기대감은 사업체가 지속 증가하는 결과를 낳았고, 결국 위기에 직면했다”며 “대응방안을 마련해 현재 당면과제를 해결해 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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