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공항 뫼동산 인근 탐사
활주로 문제로 2곳은 제외
결과따라 향후 일정에 영향

제주국제공항 내 4·3행방불명인에 대한 유해 발굴 작업이 9년만에 재개된 가운데 제주북부지역 예비검속 희생자 160여 명을찾기 위한 본격적인 유해발굴 작업이 시작됐다.

제주4·3평화재단은 25일 제주국제공항 남북활주로 동쪽 뫼동산 인근에서 GPR(Ground Penetrating Radar·지표투과레이더) 탐사 작업을 시작으로 유해발굴 작업에 본격 착수했다.

이번 발굴은 문재인 정부 100대 국정과제로 4·3당시 학살·암매장된 희생자의 유해를 발굴해 신원을 확인함으로써 4·3희생의 실상을 파악해 4·3의 진상규명에 기여하기 위해 추진되고 있다.

이날 탐사 작업에 앞서 열린 브리핑에서 양조훈 4·3평화재단 이사장은 “지난 3일 4·3 70주년 추념식에 참석한 문재인 대통령도 할 수 있는 한 최선을 다해 행방불명된 유해를 찾는 작업을 진행하자고 했다”며 “유해를 찾는 작업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각오를 밝혔다.

제주공항 내 유해발굴 추정지는 △남북활주로 동쪽 뫼동산 인근 △남북활주로 북서쪽 구역 △동서활주로 서북쪽 궤동산 인근 △동서~남북활주로 교차 구역 △화물청사 인근 등 5곳이다.

하지만 활주로 안전보호구역 등의 문제로 동서활주로 서북쪽 궤동산 인근과 동서~남북활주로 교차 구역은 유해 발굴 작업이 어렵기 때문에 나머지 3곳에서 유해 발굴이 진행될 예정이다.

GPR 탐사는 고주파의 전자기파를 지하로 방사하고 되돌아오는 신호의 적지적 특성을 분석해 유해를 찾는 방식이다.

25일부터 27일 새벽까지 차량형 탐사장비와 핸드형 탐사장비를 이용해 GPR 탐사 작업을 진행한다. 분석 결과는 2주 정도 소요될 것으로 예상된다.

평화재단은 GPR 탐사 결과를 토대로 공항공사와 협의 후 시굴 지역을 확정 한 후 시굴조가 결과에 따라 8월부터 본격적인 발굴작업을 벌일 예정이다.

장윤식 4·3평화재단 총무팀장은 “시굴조사에서 유해 흔적이 나와야 본 발굴에 들어갈 수 있다. 최악의 경우 시굴조사로 발굴 사업이 종료될 수 있다”며 “단순 기억에 의존해 불확실성이 높지만 유가족들의 평생의 한을 해소하는데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발굴작업과 관련해 홍성효 제주북부예비검속희생자유족회장은 “2009년 유해 발굴 당시 우리(북부예비검속 희생자) 유해가 발굴되지 않아 항상 마음이 착잡했다”며 “단 몇구라도 유해가 나와야 우리가 여기 묻힌 진실이 밝혀질 수 있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한편 제주도는 2007년부터 2009년까지 공항 내 남북활주로 서쪽 지역(8040㎡)과 동쪽지역(500㎡)에 대한 유해 발굴을 통해 총 388구의 유해를 발견했다. 이 가운데 90구의 신원이 확인됐으며, 나머지 유해에 대해선 DNA 분석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저작권자 © 제주매일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