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택화재의 대부분은 심야 취약 시간대에 발생해 화재를 조기에 인지하지 못해 유독가스 흡입으로 사망하거나 더 큰 화재로 이어지기 쉽다. 최근 3년간 전체 화재의 24.3%, 화재사망자의 60.7%가 주택에서 발생, 전체 주택 화재사망자 중 83.5%가 단독주택에서 발생한 만큼 주택에서 화재가 발생하면 매우 무서운 결과를 초래한다. 우리 주위에는 아직도 화재에 취약한 주택이 많이 있다. 가장 소중한 우리의 보금자리를 지키기 위해 주택용 기초 소방시설 설치는 더 이상 미룰일이 아닌 최우선적 현안사항이다.

주택용 소방시설은 1대 이상의 소화기와 단독경보형 감지기로 구성된다. 소화기는 초기진압시 소방차 한 대의 위력을 가지고 있고, 단독경보형 감지기는 인명 피해를 방지하기 위한 소방시설로 화재 발생 시 경보음을 울려 화재를 초기에 진압하고 신속하게 대피하도록 하는 역할을 한다. 간단한 두 가지 장비로도 초기 화재진압에 큰 도움이 된다.

미국의 경우 1977년에 주택용 소방시설 설치를 의무화하였고, 영국은 1991년, 일본 역시 2006년에 주택용 소방시설 의무설치를 실행한 이후 주택화재 사망자가 큰 폭으로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우리나라의 경우 주택용 소방시설은 2012년 2월 4일부터 5년의 유예기간을 두고 ‘화재예방, 소방시설 설치·유지 및 안전관리에 관한 법률’에 따라 모든 주택에 의무적으로 설치하도록 되어있다. 하지만 5년의 유예기간이 지난 지금도 기초소방시설에 대한 중요성을 간과하고 설치율은 미비한 현실이다.

제주소방서는 주택용 소방시설 집중설치의 날을 정하여 사회적 취약계층과 일반인 중 솔선수범 대상자에 대하여 소방시설을 보급·설치하고 있다.

주택화재를 예방하기 위해서는 평소 전기나 화기취급시설 등의 안전사용을 통한 화재예방이 무엇보다 중요하겠지만 인명과 재산의 피해를 줄이기 위해서는 화재 발생을 조기에 인지하고 초기에 진화할 수 있는 소방시설을 주택에 갖추는 일이 선행되어야 할 것이다.

나의 보금자리, 내 가정의 안전은 남이 지켜주는 것이 아니다. 우리 가족의 안전을 위해 주택용 소방시설 설치는 선택이 아닌 필수다. 이젠 스스로 화재예방에 대한 관심을 가지고 실천해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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