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일 제주도립미술관서 제주비엔날레 성과와 전망 주제 집담회서 
김영호 중앙대 교수·정준모 전 국립현대미술관 학예연구실장 주장

지난해 첫 개최된 2017 제주비엔날레가 미진했다는 평가가 나온 데에는 제주 언론과 지역 미술인들에게 일부 원인이 있다는 주장이 제기돼 논란이 예상된다.

제주도립미술관(관장 김준기)이 24일 미술관 강당에서 개최한 ‘제주비엔날레 성과와 전망’ 집담회에서 주제 발표자로 참석한 김영호 중앙대 교수와 정준모 전 국립현대미술관 학예연구실장은 이같이 주장했다.

‘제주비엔날레의 조직과 운영 기조’를 발표한 김영호 교수는 “도내 미술인 대다수가 보여준 침묵과 행사 불참은 무관심의 차원을 넘어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김 교수는 “제주비엔날레가 제주도립미술관과 더불어 제주 미술인들의 숙원사업이었던 것을 생각하면, 비엔날레 진행과정에서 공개적인 행사에조차 제주 미술인들이 불참한 것은 아쉬운 행위”라며 “2회를 앞둔 지금은 적극적인 행동과 관심, 참여가 미술인들에게 부여된 책무의 하나라는 생각을 가질 때”라고 피력했다.

정준모 전 학예연구실장은 “제주비엔날레가 미션과 비전, 목적과 목표, 전략과 전술 등 지향점을 분명하게 공표하지 않은 상황에서 부족한 시간을 내달린 것이 패착이었다”면서도 “비엔날레가 지역 행사임을 감안할 때 도민들의 비엔날레에 대한 인식을 제고하는 일이 중요한데, 제주비엔날레는 시작 전부터 지역 언론의 부정적인 시선을 받으며 출발했다”고 입을 뗐다.

정 전 실장은 “지역(제주)과 중앙의 언론 내용을 살펴봤을 때 단순 행사 전개 위주로 보도한 중앙 언론과 달리, 지역 언론은 비엔날레가 시작되기 전부터 부정적인 보도들이 주를 이뤘다”고 판단했다.

정 전 실장은 “제주지역 언론들은 ‘1년도 준비 못한 첫 비엔날레’ ‘의욕적 출범에 비해 전시 내용, 관객 반응 등 실적 초라’ 등 비판적 시각에 기울어 출발했고, 제주도의원들도 이구동성으로 부정적인 의견을 개진하면서 제주비엔날레는 부정적인 프레임을 안고 이미 결론이 난 것이나 다름이 없었다”고 말했다.

정 전 실장은 “특히 지역 언론은 비엔날레 경험이 많은 인물들로부터 조언을 얻기보다, 도내 일부 인사 3~4인의 부정적 견해를 확대 재생산했다는 게 내 생각”이라고도 강조했다.

그러면서 정 전 실장은 “(제주비엔날레에 대한 일련의 부정적인 시각들은)묘목을 심자마자 열매가 왜 안 열리냐고 나무를 흔드는 격”이라고 비판했다.

이에 대해 토론자로 참석한 진선희 한라일보 기자는 “일부 지역 인사의 이야기에 귀담기보다 참가한 도민들의 이야기를 듣고 기사화한 언론사들이 적지 않았다”며 다른 견해를 피력했다.

이날 집담회에 참석한 일부 관계자는 “제주비엔날레 당시 언론이 지적한 구체적인 문제점들보다 지역 행사에 언론이 비판하는 행위 자체가 잘못인 듯한 인상을 주는 발언이 많아 쉽게 동의하기 힘들었다”고 아쉬움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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