캘리그라퍼 7인 초대전 ‘새겨진 기억’
4·3 70주년 맞아 23일부터 설문대여성문화센터

슬픈 4월을 앞두고 시(詩)와 서체(캘리그래피)가 4·3의 아픔을 함께 전한다.

설문대여성문화센터(소장 김명옥)가 오는 23일부터 4월 15일까지 4·3 70주년 캘리그라퍼 7인 초대전 ‘새겨진 기억’ 전을 연다.

전시에 참여하는 여성 캘리그라퍼 7인은 각자 다른 서체로 제주 4·3을 풀어냈다. 4·3의 아픔을 가족사로 직접 겪어낸 작가도 있고, 경험자의 이야기 또는 현장답사를 통해 간접 체험한 작가도 있다. 선보이는 작품은 모두 21점이다.

양춘희 작가는 김순이 시인의 ‘미친 사랑의 노래’, 양영길 시인의 ‘4월에 피는 꽃은’, 문충성 시인의 ‘4·3의 노래’를 전통서예로 써내렸다. 

김혜정 작가는 오승국 시인의 ‘진혼’ 등을 서(書)의 필력으로 풀어냈고, 김미형 작가는 강덕환 시인의 ‘이제랑 오십서’ 등을 독자적 캘리그래피로 구상했다.

소현경 작가는 이종형 시인의 ‘바람의 집’ 등을, 김효은 작가는 현택훈 시인의 ‘곤을동’ 등을 작업했다.

오승철 시인의 ‘다랑쉬 오름’ 등과, 김석교 시인의 ‘협죽도’ 등을 써낸 김인순 작가와 임성화 작가도 만날 수 있다.

캘리그라퍼들은 지난 1월 첫 모임이후 큐레이터, 시인, 4·3연구자와 지속적으로 만남을 가지며 작품을 준비해왔다. 

캘리그래피는 글씨를 쓴다는 점에서는 전통 서예와 영역이 중첩되지만 문자의 본뜻을 떠나 글자의 메시지와 분위기를 전달하는 데 주안점을 둔다는 점에서 차이가 있다.

김명옥 소장은 “이번 전시는 4·3의 아픔을 서정적인 방식으로 드러냄으로써 대중들에 큰 거부감없이 다가설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문의=064-710-42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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