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시 한림읍 옹포천을 대상으로 하는 ‘고향의 강’ 정비는 193억4500만원의 사업비로 2011년 시작, 2015년 완공됐다. 하천 치수안전성 확보와 생태계 복원을 목적으로 옹포천 2.5㎞의 호안 정비와 하천변 산책로와 야외수영장과 테니스장 등이 조성됐다.

일단은 성공적이었다. 여름철 야외수영장이 도민·관광객들에게 큰 인기를 끌었다. 이에 원희룡 도지사는 지난해 6월 지역을 방문, “옹포천을 도내 대표적인 쇠소깍처럼 서부권 명소로 만들겠다”고 약속했다.

그 이후가 문제였다. 제주시가 관리 예산·인력 등을 지원하지 않으면서 옹포천 일원이 여름철 이후 사실상 방치되고 있는 상황이라고 한다.

심지어 옹포천 어울공원에 설치된 화장실은 최근 관리 등의 문제로 폐쇄된 상태다. 행정의 ‘머리’인 지사는 주민들에게 ‘명소’를 약속했는데, 행정의 ‘손과 발’은 전혀 움직이지 않는 셈이다.

행정의 안일한 태도를 질타하지 않을 수 없다. 지사 ‘약속’의 즉흥성 여부를 떠나 200억원의 세금이 투입된 사업 현장이 관리되지 못하고 있다는 사실만으로도 직무유기에 다름 아니라고 본다.

청소 등 관리 주체의 불분명 함에는 동의하면서도 마을에서 자원봉사 형태로 관리하는 것도 방법이라는 행정의 발언이 무책임하다. 한 두푼도 아니고 200억원을 투입해 사업을 추진하면서 관리 문제를 생각하지 않았다는 것을 이해할 수가 없다.

그러면서도 제주시는 ‘명품하천’을 만들겠다며 올해 옹포천에 15억원을 추가로 투입한다. 그런데 시설물 관리 예산은 없고 편익 시설과 실외수영장 연계 산책로 개선·노천탕 조성 등에 사용될 예정이다.

하나만 알고 둘을 모르는 행정이다. 관리하지 않는 시설, 화장실이 잠겨 있는 공원에 어떻게 ‘명품’ 소리를 갖다 붙일 수 있는 제주시에 묻지 않을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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