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른정당 도당 “감동은 커녕 관심도 못 받을 것”
국민의당 “정체성 차이 없어…갈등 극복해야”

유승민 바른정당 대표와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가 지난 18일 양당 통합을 공식 선언하며 가칭 ‘통합개혁신당’ 출범이 초읽기에 들어갔지만, 도내 정가에서는 양당 시각차가 극명하게 갈리면서 이를 극복할 수 있을지 여부가 6·13 지방선거의 승패를 좌우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중앙당에서는 양당이 물리적 통합을 넘어 화학적 통합을 하기 위해서는 정체성 극복 등 넘어야 할 과제가 산적하다.

기본적으로 국민의당과 바른정당은 중도와 보수라는 상반된 정체성을 갖고 있다. 정체성 차이를 애매하게 덮고 통합을 추진한다면 분란 요소가 될 가능성이 높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또한 중앙 정치권을 중심으로 통합 출범이 이뤄지다 보니, 지역 내 반발도 심하다. 호남과 영남이라는 이질적 뿌리가 대표적인 갈등 요소인 가운데, 제주 정가에서도 양당 시각차가 뚜렷하다.

바른정당 제주도당은 “기본적으로 국민의당과는 정서가 다르다”며 통합신당 창당에 거부감을 가지고 있는데 반면, 국민의당 제주도당은 “큰 틀에서는 차이가 없다”는 입장이다.

바른정당 소속 다수의 제주도의원은 “자유한국당 복당 여부를 떠나, 통합될 경우 탈당하겠다”고 강경하게 반대 의사를 밝히고 있다.

한국당 복당 의사가 없다는 바른정당 소속 도의원도 “새누리당을 탈당하고 바른정당을 창당한 것은 보수의 혁신과 개혁을 위한 것”이라며 “선거 때문에 당적을 변경하거나 정치적으로 어렵다고 합치고 보자는 것은 올바른 정치인의 모습이 아니”라고 말했다.

바른정당 제주도당 관계자도 “통합이 이뤄지더라도 시너지 효과를 내기 어려울 것”이라며 “왜 통합을 하려는지 방향성이 없다. 선거를 앞두고 어려운 당끼리 뭉치자고 하는 것은 국민들에게 감동은 커녕, 관심도 받지 못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반면 국민의당 제주도당은 “중도와 보수 차이를 이야기하는 분들도 있지만, 큰 틀에서는 정체성 차이가 없다”며 “제주는 영남과 호남에서 한발자국 떨어졌다. 어느 지역과도 편중되지 않았기 때문에 정서적으로 일치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정치는 현실이다. 국민의당 내부에서도 반대하는 모습에 국민들이 피로감을 느끼는 감은 있지만, 어쩔 수 없이 겪어야 하는 과정”이라며 “이를 극복하고 통합해야 한다. 기득권 양당(더불어민주당, 자유한국당)을 기반으로 한 대립구도로 가게 해선 안된다”고 말했다.
 
양당 대표가 통합을 공식선언으로 신당 창당은 급물살을 탈 것으로 전망되지만, 지역적 시각차를 얼마나 빠르게 봉합해야 하는 과제를 해결해야 한다. 신당 창당을 통해 국민적 지지를 이끌 수 있을지도 지켜봐야 할 대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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