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도내 여대생의 58%가 결혼에 대해 부정적인 인식을 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인구보건복지협회 제주지회가 여대생 250명과 기혼여성 48명을 대상으로 결혼과 임신, 출산과 육아에 대해 설문조사한 결과다.

이 조사에선 대학생의 경우 ‘안할 수도 있다’와 ‘할 필요가 없다’는 부정적인 응답이 58.8%에 달했다. 저출산의 이유를 묻는 질문엔 대학생과 기혼여성 모두 ‘경제적인 문제’를 가장 많이 꼽았다. 이어 ‘부족한 육아환경’과 ‘개인주의적 사회문화 현상’이 그 뒤를 이었다. 특이한 것은 결혼에 대해 긍정적인 답변이 높았던 기혼여성들이 저출산과 관련해선 대학생보다 월등히 높게 ‘경제적 문제’를 들었다는 점이다.

제주지역 출생아 수가 급감한 가운데 혼인 건수마저 감소하면서 저출산 현상이 심화되고 있다는 통계도 있다. 통계청이 발표한 ‘9월 인구동향’에 의하면 올해 들어 9월까지 제주 출생아 수는 3900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9.3% 줄었다. 혼인 건수 또한 2700건으로 전년동기 대비 3.6% 감소했다. 도내 혼인 증감률은 2015년 2.3%에서 지난해 0.8% 등으로 급격한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앞서 설문조사에 나타난 것처럼 결혼 및 출산 기피의 가장 큰 원인은 바로 경제적 문제였다. 이러한 문제가 해결되지 않는 한 앞으로도 결혼을 주저하거나 출산을 기피하는 현상이 더욱 증가할 것임은 뻔하다.

관건은 일과 가정이 양립할 수 있는 사회분위기 조성과 제도적 장치 마련이다. 정부와 지자체가 이에 대한 뾰족한 해법을 마련하지 못하면 국가나 지역의 미래 역시 암울할 뿐임을 직시해야 한다.

저작권자 © 제주매일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