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27일 꿈인제주갤러리

▲ '부겐베리아'
▲ 숨어있는 꽃-제주 '얼치기완두'

황연주 작가의 열한번째 개인전이 지난 18일부터 오는 27일까지 제주시 삼도동에 위치한 꿈인제주 갤러리에서 열리고 있다.

서울이 고향인 황 작가는 최근 몇년간 지역을 주제로 한 작업을 진행해오고 있다.

2015년 강원도 양구에서 비무장지대를 주제(‘타인의 삶’)로, 2016년에는 전라도 익산에서 이리역 폭발사고를 주제(‘이리의 밤’)로 한 설치작품을 선보인데 이어 올해는 무겁지 않은 주제로 제주를 탐색했다.

‘숨어있는 꽃-제주’를 타이틀로 내건 이번 전시에서는 작가가 지난 3년간 제주 여행에서 채집한 식물들을 모티브로 한 드로잉과 판화를 내보인다.

10여년만에 마주한 제주도의 모습은 작가에게 이국적 감성으로 다가섰다. 그것은 거대한 새로운 건축물이 아니라, 톳·미역과 같이 매주 밥상에서 만나는 소박한 식물들에서 시작됐다.

작가는 “내가 알던 익숙한 미역이 바다에 둥둥 떠다니는 것을 발견했을 때의 반가움은, 그 어떤 산해진미를 맛보았을 때보다 더 재미있는 경험이었다”고 털어놨다.

이후 제주여행에서 돌아온 작가는 채집한 식물을 말리고 보존하고 종이에 찍어냈다.

판화의 엠보싱 기법을 이용해 실제 사물을 종이에 판각하듯이 찍어내는 과정은 마치 기억을 마음에 새기는 것과 같았다.

작가는 작업 과정에서 “곽지 해변의 따가운 햇살을 추억하고, 고내포구의 짭짜름한 바다냄새를 그리워했다”고 이야기한다.

얼치기완두, 부겐베리아, 칡넝쿨, 모자반 혹은 이름모를 여러 식물들은 여행과 채집, 추억의 설렘을 가득 묻힌 채 캔버스에서 하나의 작품으로 재탄생했다.

전시에서는 총 12점을 선보인다.

1972년생인 황 작가는 서울대학교 서양화과와 영국 브라이튼대학교 순수미술과정을 졸업하고, 서울대학교 서양화 박사과정을 수료했다.

관람시간은 오전 11시부터 오후 6시까지다.

문의=010-7608-21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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