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실업률 ‘11.2%’ 심각
경제적 어려움에 많은 것들 포기
청년 87%가 ‘N포세대’ 공감

꿈과 희망 포기 청년 22% 달해
정부·지자체 지원 장치 필요
‘행복 틀’ 강요 기성세대도 변해야

 

청년층 실업이 심각하다. 통계청의 올 4월 고용동향에 따르면 전체 실업률이 4.2%인데 반해 청년층 실업률은 11.2%에 달한다. 청년층의 최대관심사는 ‘취업’이다. 좋고 안정적인 직장을 잡기 위해 시험공부에 청춘을 ‘올인’하고 있다.

실업률이 높다보니 스스로 많은 것들을 포기하는 청년들이 늘어난다. 청년층들은 스스로를 ‘N포세대’라 부르고 있다. 사회·경제적 어려움으로 인해 포기해야 하는 것들이 너무 많아 셀 수도 없다는 뜻이다. 기존 3포세대(연애·결혼·출산 포기)·5포세대(3포세대+내 집 마련·인간관계)·7포세대(5포세대+꿈·희망)에서 더 어려워졌다는 얘기다.

취업포털 인크루트가 대학생과 취업준비생·직장인 등 회원 964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에서 ‘N포세대란 말에 공감하느냐’는 물음에 응답자의 87%가 ‘그렇다’고 답했다. ‘취업 준비 때문에 포기한 것’에 대한 결과 질문(복수응답)에는 1위가 휴가 및 여행(21%), 2위는 친구와의 만남(17%), 3위는 스트레스로 인한 건강(15%), 4위는 취미생활 및 동아리 활동(14%)으로 나왔다. 연애포기는 13%로 5위에 올랐다. 또한 이들은 ‘자신이 포기한 것’으로 꿈(12%)과 삶의 가치(12%)에 이어 친구 등 인간관계(10%), 희망(10%), 출산(8%) 등을 꼽아 이 시대 젊은이들의 힘든 현실을 그대로 보여줬다.

N포세대와 함께 교보문고 대학(원)생 베스트셀러도 변화하고 있다. 노력을 강조하는 자기계발 도서가 2006년에는 100권 중 12권이었는데 지금은 7권으로 줄었다. 상위 10위권엔 자기계발서가 겨우 1권이고 3권이던 영어토익문제집은 사라졌다고 한다.

취업도 불가능해 보이는데 자기계발서는 읽어서 무엇하느냐는 심리가 작용한 것이다. 아침 일찍 일어나 열정적으로 살며 아파도 청춘이니 참고 견디며 살라는 말은 이제 젊은이들에게 통하지 않는다. 오히려 마음을 어루만져주고 내면을 다스리는 방법을 제시하는 책이 젊은 세대들에게 필요한 것이다.

N포세대가 꿈과 희망을 찾을 수 있도록 이제는 국가적으로 제도적인 장치가 필요한 시점이다. 아무리 다 포기해도 꿈과 희망을 포기한 사람들이 10%나 된다니 그냥 지나칠 수 없다. 청년의 부푼 꿈과 미래에 대한 희망을 찾을 수 있게 제도적으로 도와야 한다. 그나마 청년일자리 프로젝트를 실시하고 청년층의 삶의 질 개선에 정부가 나선다고 하니 반가운 소식이다.

정부는 2005년부터 저출산·고령사회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10년간 80조원을 쏟아부었음에도 합계출산율은 1.3명 미만이었다. 출생아 수도 2005년 43만5000명에서 지난해 40만6000명으로 떨어졌고 올해는 30만명대로 내려앉을 것으로 전망된다.

이로 인해 저출산은 기혼자의 양육 부담 해소만으로는 해결이 어렵다는 판단으로 저출산 대책으로 취업·결혼 등 삶의 문턱에 있는 청년층의 삶의 질 개선에 주목하는 방향으로 바뀌고 있다. 정부에서 시행착오를 겪은 뒤 이제 제대로의 핵심을 찾아가고 있는 것이다.

정부뿐만 아니라 각 지자체에서도 노력하고 있다. 성남시의 ‘청년배당’은 그 좋은 사례다. 청년배당을 통해 가구소득을 증가시키면서 골목상권 활성화와 지역경제에도 영향을 미친다고 한다. 앞으로 정부나 지자체에서 청년 복지를 위해 더 많은 좋은 복지정책이 나오기를 기대해 본다.

N포세대는 누구의 책임인가? 청년층들이 스스로 N포세대라고 부르는 데는 기성세대인 부모들의 책임도 크다. 부모세대가 받아들인 관습적인 행복의 기준과 틀을 마치 절대적인 것처럼 자식들에게 주입한 것은 아닐까? 기성세대가 정한 행복의 기준, 직업의 기준, 배우자 선택의 기준 등을 어릴 때부터 주입하고 있었던 것이다. N포세대의 모습이 바로 기성세대의 모습인 것이다.

N포세대들이 잃어버린 꿈을 찾게 하려면 기성세대부터 달라져야 한다. 가진 것 없는 ‘흙수저’로 태어났지만 열심히 노력하면 ‘금수저’가 될 수 있다는 꿈을 찾아주어야 한다. 꿈과 희망으로 삶의 가치를 찾고 행복한 삶을 만들어가는 행복한 청년들이 대한민국에 가득하기를 소망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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