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만율 최고 제주중앙여고 ‘건강 프로젝트’ 효과
점심시간 에어로빅·급식 조리법 등 개선
과체중 학생 감소…“달라진 아이들 모습에 보람”

▲ 중앙여고 1학년 학생들이 22일 점심 식사전 에어로빅을 하고 있다. 제주도교육청 제공
▲ 중앙여고 학생들이 22일 점심 식사전 에어로빅을 한 뒤 운동장을 걷고 있다. 제주도교육청

“자, 오른발을 바깥으로 돌리고, 왼손을 팔꿈치부터 물결모양으로 두 번! 귀엽게! 힘차게!”

22일 정오, 점심시간을 알리는 종이 울리자 제주중앙여고 1학년 학생 500여명이 우르르 체육관으로 향했다. 그 곳에서는 걸그룹 ‘트와이스’의 ‘낙낙(knock knock)’이 스피커가 터질 듯 흥겹게 흘러나오고 있었다. 아이들은 일사분란하게 리듬을 탔다. 하나같이 즐거운 표정이었고, 학교에는 활기가 가득했다.

도내 학교 중 비만율이 가장 높았던 제주중앙여자고등학교(교장 김장영)가 지난해부터 건강 프로젝트에 착수했다.

▲ 중앙여고 김장영 교장

3월 부임한 김장영 교장은 햇빛 볼 시간이 없고, 살은 찌고, 쉬는 시간마다 학교 밖으로 나가 군것질을 하느라 정작 급식은 먹지 않는 아이들의 생활을 바로잡겠다고 다짐했다. 몸이 건강해야 체력이 길러져 공부도 잘 할 수 있다고 생각했다.

이에 김 교장은 지난해부터 매일 점심시간 급식 먹기 전 30분 동안 에어로빅을 실시하고 있다. 1학년은 의무, 2~3학년은 선택이다. 쉬는 시간에는 학교 밖 출입을 금했다. 군것질 거리를 파는 매점을 없애기로 주인에게도 양해를 구했다. 그러자 배가 고파진 아이들이 급식을 먹기 시작했다. 조리법도 바꿨다. 튀긴 음식보다 구운 음식을 내도록 영양교사에게 부탁했다. 하루 200여개가 남던 식판은 이제 거의 소진된다.

실제 중앙여고의 비만율은 2015년 하반기 37.3%에서 2016년 하반기 35.1%로 줄었다. 전교생 중 과체중 학생은 192명에서 169명, 경도비만은 86명에서 80명, 고도비만은 24명에서 16명으로 각각 감소했다.

1학년 고유정, 김진희 학생은 “에어로빅이 너무 즐거워 교실에서도 춤을 춰본다”며 “아이들 모두가 이 시간을 좋아한다”고 환호했다.

고민희 영양교사는 “기름에 부치거나 튀기는 조리법을 쓰지 않아도 아이들이 급식을 좋아한다”고 뿌듯해했다.

송창윤 체육교사는 “학생 반응이 좋아 1학기 말에는 에어로빅 경연대회를 열 계획”이라고 전했다.

이번 프로젝트를 기획한 김장영 교장은 “여러 어려움이 있었지만 아이들의 달라진 모습에 보람을 느낀다”며 “살을 뺀 다기 보다 체력을 키운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이외에도 중앙여고는 식사후 운동장 5바퀴 걷기, 급식때 야채와 채소 2종류씩 먹기, 패스트푸드 반입금지 등 학교에서 어렵지 않게 실천할 수 있는 건강증진방안을 학생들에게 적극 권장하며, 학생들이 건강을 지키며 즐겁게 공부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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