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2년 만에 제주대회 오는 9월에
위상 제고·기술기반 구축 등 기대

청소년들의 직업훈련과 기량 향상을 위한 기능경기대회의 ‘원조’는 스페인이다. 제2차 세계대전이 끝난 후 일거리가 없는 청소년들에게 기술을 가르치기 위해 1950년 스페인 마드리드에서 시작됐다.

우리나라는 1964년 어느 한국인이 스페인 여행 중 이 대회를 보고 우리 정부에 전하면서 1966년 서울에서 첫 대회가 열린 이후 지난해 서울대회까지 51차례 치러졌다. 지금까지 기능경기대회는 매년 제주를 제외한 15개 시도가 돌아가며 15년마다 한 번씩 열었다.

제주는 인프라 부족과 교통이 불편하다는 이유로 한 번도 열리지 않았다. 이제는 인프라 부족이니 교통 불편이니 하는 것들이 이유가 될 수가 없고, 전국규모의 대회를 열 수 없다는 것은 ‘제주의 자존심’이 허락하지 않는다.

그래서 전국기능경기대회 50여년 역사상 처음으로 올해 제주에서 열리게 된다. 대회명은 ‘2017 제주특별자치도 제52회 전국기능경기대회’이며, 9월4일부터 11일까지 8일간 제주국제컨벤션센터를 비롯한 7개 경기장에서 CNC 선반 등 50개 직종에 2000여명의 선수가 참가한다.

본 대회의 목적은 숙련기술인 저변 확대와 기술향상, 숙련기술인 존중 풍토 조성, 우수 숙련기술자 발굴, 숙련기술 수준 향상 도모 등이다. 물론 대회의 성공 개최를 통한 제주특별자치도 위상 강화와 지역경제 성장 기반 구축 및 국가산업 발전도 기대된다.

추진 방향은 관광·문화·인적자원 홍보 등 제주특별자치도의 위상 제고, 도민과 함께 공감하고 소통하는 성공적인 대회, 기업 참여 및 지역산업 연계를 통한 경제 발전 기술기반 구축 등이다. 특히 올해 대회는 2019년도 러시아 카잔 국제기능올림픽대회 국가대표 선발전도 겸하고 있다.

올해 아랍 에미레이트 아부다비에서 열리는 국제기능올림픽대회에 제주출신 3명이나 국가대표 선수로 출전한다. 역대 ‘최다’ 인원이다. 제주의 기량이 향상되고 있음을 증명하고 있다. 참가 선수는 한림공고의 통신망분배기술, 제주고의 레스토랑 서비스, 한라대의 요리 직종이다.

우리나라가 중공업의 발전과 제조업의 발전을 일굴 수 있었던 원동력은 누가 뭐래도 ‘근대화의 기수’ 산업역군들이었다. 기능경기대회는 그들의 사기진작과 기술력 향상의 견인차 역할을 톡톡히 해왔다.

제주의 산업구조는 1차와 3차 산업이 주를 이루고 있어 산업기술인력이 많이 부족하고 교육기관도 적다. 부족한 기술인력은 육지로부터 유입되지 않으면 안되는 어려움이 있다. 기능경기대회는 단순한 대회를 위한 행사가 아니라 도민들의 기술에 대한 인식 전환과 청소년들에게 양질의 기술력을 선보일 수 있는 좋은 기회다.

당초 ‘왜 제주도에서 기능경기대회를 해?’라는 우려에서, 이제는 전국에서 제주대회의 기대가 한껏 부풀어 있다. 준비함에 있어 머시닝센터 등 많은 기계장비들이 들어와야 하는 어려움이 있지만 차근차근 진행하고 있다. 경기장으로 활용할 한림공고나 서귀포산업과학고에서는 지난해부터 준비해 오고 있다.

대회가 끝난 뒤 ‘열매’도 기대된다. 대회를 통해 NCS에 맞는 실습실 확보가 가능, 국가직무능력표준(NCS)기반으로 편성되고 있는 특성화고 교과과정 수행에도 큰 도움이 되리라 생각한다. 그리고 모두가 신제품인 경기용 기계장비는 필요한 도내 기업에 저렴하게 공급할 수 있도록 교량 역할을 할 계획이다. 또한 7개 경기장에 펼쳐지는 경기를 도내 초·중·고교생들이 체험과 견학을 할 수 있도록 하여 도내서 접할 수 없는 기술들을 볼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이다.

이제는 한사람의 한기술 즉 ‘1人 1技’의 시대다. 평생직장이 아니라 평생직업의 시대다. ‘대학지향’의 교육인식이 아니라 ‘능력지향’으로 바뀌어야 한다. 이번 전국기능경기대회가 제주지역에 기술인식 전환의 기폭제가 되기를 바라며 전 도민의 관심을 부탁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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