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7월 보조금 수사이후 6명 직무정지
격무 스트레스 직원 사직…“올 것이 왔다”

“죽을 만큼 힘들었다...” 옛 제주시생활체육회(현 제주시체육회) 보조금 횡령 등의 혐의를 받고 있는 직원들에 대한 수사 및 직무 정지 상태가 장기화 되면서 극심한 업무부담에 따른 퇴직자가 생겨나고 있다. 체육계 내부에선 “결국 터질게 터졌다”는 분위기가 확산되고 있는 가운데 제주시는 “(시체육회가)알아서 할 일”이라며 결원인력 보충문제에 손을 놓고 있어 빈축을 사고 있다.

16일 제주시체육회 등에 따르면 제주시체육회 하위직 A모(35)씨가 최근 사직했다. 제주시 체육회는 “다른 직장을 얻어 시체육회를 그만 둔 것”이라며 인력 결원 사태와는 별개의 문제라고 선을 그었다. 제주시 역시 “인력채용 문제는 시체육회가 (정원에 맞게)알아서 하는 것”이라며 “조만간 법원의 판단이 나올 것이다. 이후에는 인력문제는 해소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하지만 체육계 내부의 생각은 조금 달랐다. 지난해 7월 보조금 횡령 혐의로 경찰 수사가 진행되면서 시체육회 직원 6명의 직무가 정지되면서 남은 직원들에게 업무가 과중되면서 이미 예견됐던 일이라는 것이다.

익명을 요구한 체육계 관계자는 “직무정지 직후 제주시가 인사위원회 등을 개최, 결원 인력 수급 방안에 대해 논의했을 뿐 대책이 없었다”며 “법원 판결만 기다리며 수수방관하다가 애꿎은 직원만 잃게 됐다”고 아쉬움을 전했다.

본지 확인 결과 A씨는 ▲스포츠동호인 등록 관리 ▲생활체육위원회 개최 및 운영에 관한 사항 ▲종목별 동호인 활성화 사업 ▲종목별 동호인 지원 사업 ▲직장체육 진흥에 관한 사항 ▲시·군·구생활체육 교류 사업 ▲국제생활체육 교류 사업 ▲생활체육 안전 교육 업무 ▲전통종목 스포츠 보급 유소년 전통놀이 한마당 업무 ▲자원봉사단 운영 업무 ▲학교체육위원회 개최 및 운영에 관한 업무 ▲학교체육시설 개방 운영 업무 ▲전국학교 스포츠대회 운영 ▲생활체육용품 지원 관리 ▲스포츠 도서 자료 관리 운영 ▲기타 생활체육 지원에 관한 사항 등의 업무를 맡아왔다. 여기에 사라봉, 삼양 등 주말·야간에 개장하는 경기장 관리 업무까지 도맡아 온 것으로 드러나 극심한 업무 스트레스를 호소해왔던 것으로 알려졌다.

A씨의 지인은 “죽을 만큼 힘들다고 연락이 왔다. 이제 고작 30대 중반인데 정년이 보장된 직장을 그만두는 건 쉽지 않은 결정”이라며 “타 직장 때문에 그만 둔 아니라, 체육회를 그만뒀기 때문에 다른 직장을 구한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한편, 현재 제주시체육회는 사무국장과 사무차장, 총무팀장 등 관리직 3명과 일반직 4명 등 7명이 52개 일반 업무와 관내 12개 경기장 관리 업무를 맡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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