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인구 등 엄청난 변화
변하지 않는 건 제조업 비중 3%
지역 제품 지역서 소비하기

도민 65만·관광객 1500만의 시장
기업 육성 및 마케팅 지원 필요
산업구조 변화 지역경제 한축 희망

요즈음 예상치 못했던 장소에서 신축공사가 벌어지는 것을 목격하곤 깜짝 놀랄 때가 있다. 골목길모퉁이에도 보란 듯이 날씬한 빌딩이 세워지는가하면, 감귤이 노랗게 익던 과수원에 금세 빌라가 올라가 동네모습이 확 달라지기에 그렇다. 그야말로 상전벽해가 이런 것인가 싶다.

이의 원인이라고 할 수 있는 인구유입은 지난해까지 연 1만 명 이상씩 지속되었고, 관광객은 1500만 명을 돌파했다. 또한 자동차의 끝없는 행렬을 보노라면 자동차 50만대 돌파를 기념(?)하는 날이 오겠구나하고 착잡하기만 하다.

계속해 줄어드는 제주 인구 때문에 걱정하던 때가 불과 몇 년전이었다. 그야말로 격세지감이 아닐 수 없다.

이러한 제주의 엄청난 변화에도 불구하고 변하지 않는 것이 있다. 이제나 저제나 제조업의 비중은 3% 내외다. 제조업의 비중을 늘리고, 튼실한 산업구조로 진행되어야 지역경제가 기복 없이 발전할 거라는 필자의 생각도 10년 넘게 변하지 않고 있으니 닮은꼴인 셈이다.

지난해 ‘제주 중소기업 제품의 지산지소시스템 구축방안’을 연구한 바 있다. 연구배경은 제조업 활성화 차원이었다. 지역에서 생산한 농산물을 지역에서 소비한다는 뜻인 지산지소(地産地消)는 일본용어이기는 하나 한국·중국 등에서도 자주 회자되는 이슈여서 제목에 부쳐 연구를 진행했다. 제주제품의 판매 전략으로서 ‘지산지소시스템’을 구축할 필요성이 분명 있다고 판단됐기 때문이다.

제주 제조업들은 수적으로 작고, 생산 및 투자규모가 작음으로 인해 대외교섭력이 약하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광고 등 홍보비용을 쏟아 부어야 하지만 영세한 업체입장에서는 엄두가 나지 않는다. 여기서의 지산지소시스템은 지역의 내수시장을 활용하여 제주제품의 판매를 확대해나가는 것이라고 정의할 수 있다. 이는 65만명의 도민과 연 15000명 규모의 국내외 관광객들이 찾는 제주의 내수시장을 최대한 활용하자는 것이다.

어쩌면 제주제품을 지역 내에서 홍보 판매하는 시스템 구축의 필요성을 지금까지는 간과한 측면이 없지 않았다. 더구나 영세한 기업일수록 생산제품의 고정 판매처 확보가 매우 중요한데도 말이다. 지역 내 소비자에게 제품을 알리고, 전시판매 등 생산자와 소비자의 접점을 확대할 경우 물류비 부담 없이 고정적인 소비처를 확보할 수 있는 장점이 있는 것이다.

제주지역 중소기업 제품의 지산지소시스템 구축을 위한 정책적 방향으로 첫째, 도내 상권과의 접목 방안, 둘째 제주특산품 전시판매장을 활용한 시스템 구축, 셋째 유통망 다각화를 통한 시스템 구축 등을 제시했다.

이와 관련한 정책적 과제는 다음과 같다. 첫째, 도민들이 필수적으로 사용하는 제품을 생산하는 기업(지산지소형 기업)을 육성해야 한다. 이를 위해 공공구매 확대 등 관련 정책발굴이 필요하다.

둘째, 관광객이 많이 찾고, 접근성이 용이한 상권에 ‘made in Jeju JQ’ 거리를 디자인할 필요가 있다. 셋째로는 학교 등의 단체 급식, 기관의 기념품 구매, 지역주민 답례품 구매, 지역단체의 공동구매 등을 통한 안정적인 거래처를 시스템적으로 확보할 필요가 있다.

넷째로는 산업형 축제 및 이벤트 개최 등 체험마케팅 활동을 강화하여 지역 내 소비자들이 생산현장에 직접 참여하거나 능동적으로 제품을 구매할 수 있는 지산지소운동이 필요하다. 다섯째로는 업체 스스로 지산지소시스템의 중요성을 인식하여 지역 내 시장을 겨냥한 마케팅 전략을 구사할 수 있어야 한다.

묵은해 넘김과 새해맞이가 남은 일처리 때문에 새로운 화두를 잡거나 새롭게 다짐을 한 것이 없이 지나가버렸지만 개인적으로 중소제조업의 활성화라는 화두는 여전히 유효하다. 중소제조업들이 활성화되고 수적으로도 늘어나서 지역 산업구조를 변화시키고 제주산업의 튼튼한 한 축으로 발전했으면 하는 바람이다. 또한 올해 제주농업농촌6차산업화지원센터 일을 맡게 되어 1차·2차·3차산업이 융복합한 6차산업이 지산지소시스템을 기반으로 하여 더욱 활성화되길 소망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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