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6회> 교통

튀니지의 수도 튀니스에서 2년 동안 생활하면서 우선 알아두어야 했던 것이 교통이었다. 내가 살던 바르도 국회의사당 근처의 아파트에서 메트로(METRO, 트램)역은 5분 거리에 있었다. 하지만 나는 알 수 없는 두려움 때문에 1년 간 지방을 여행할 때 빼놓고는 주로 택시를 이용했다. 

▲ 튀니지 수도 메트로 바로셀로나역 주변 건물 풍경
▲ 튀니지 수도 빠싸지 메트로역 주변 풍경

▲기본요금 250원, 저렴한 택시
처음에는 가까운 거리도 멀리 돌아서 가는 일부 택시기사들에게 당하기도 했지만 덕분에 여러 갈래의 길을 알게 되어 생활하는데 큰 도움이 되었다. 그런데 나중에 안 것이지만, 튀니지는 교통체증이 심하기 때문에 내가 만난 기사들 대부분은 막힌 곳을 피하기 위해 다른 길을 이용한 것이었다.

튀니지는 택시 기본요금이 420밀림(250원)이며 100m 이동마다 30밀림(18원)이 추가되는 요금제로 운행된다.

저녁 9시부터 새벽 5시까지는 야간할증요금이 적용돼 600밀림(360원)에 100m마다 45밀림(27원)씩 추가된다.

튀니스에서는 먼 길로 돌아가더라도 내가 살던 바르도에서 근무지인 튀니지국립도서관까지 2.5디나르(1500원), 2회에서 소개한 튀니지의 광화문인 하비브 부르기바 거리까지는 5디나르(3600원)를 넘지 않기 때문에 외딴 길로 택시가 가더라도 나는 골목골목을 볼 수 있어 그 자체를 즐겼다.

▲가장 인기있는 차 브랜드, 기아
택시를 타면 대부분의 택시기사들은 나를 호기심어린 눈으로 바라본다. 그러면서 꼭 “어느 나라에서 왔느냐?”고 묻는다.
한국에서 왔다고 하면 기아! 삼성!이라고 하며 이방인을 따뜻하게 대해 준다.

기아자동차는 튀니지에서 가장 인기가 있는 자동차 브랜드다. 택시기사들에게 기아차가 좋은 이유를 물어 보면 이구동성으로 고장이 안 난다는 것이다. 튀니지 정부의 공식 발표를 보면 기아자동차는 튀니지 신차 시장에서 2016년 9월 말 기준 4215 대를 판매해 1위를 달성했다. 판매 2위는 4108대를 판매한 폭스바겐(Volkswagen)이다. 현대자동차는 2492대를 팔아 7위를 기록했다.

튀니지는 우리나라와 사증면제 협정을 맺고 있다. 따라서 우리 국민은 30일 미만 이면 비자 없이 체류할 수 있다.

▲ 튀니스의 교통체증 모습

▲운전대를 잡으면 거칠어지는 운전자들
튀니지에 갈려면 두바이, 독일, 프랑스, 터키를 경유해서 가는데 첫 도착지가 튀니지 카르타주 국제공항이다. 공항은 도심에서 20분 거리에 있다. 튀니지는 카르타주 국제공항이외에도 지방에 8개의 국제공항을 갖고 있어 먼 거리를 이용할 때는 비행기를 탈 수 있다.

하지만 지방간 고속도로가 잘 발달되어 있기 때문에 버스로 이용하는 것이 여행자에게는 즐거울 것이다.

튀니스에서 길을 걸어 갈 때는 항상 차를 조심해야 한다. 튀니지 인들은 평소와는 달리 차를 아주 성급하게 운전하는 경향이 있다. 아무 경적 없이 골목길에서 갑자기 튀어나오던가, 거칠게 끼어들던가, 급정거를 한다. 도로에 차선표시와 신호체계가 미비한 편이다.

▲ 튀니지 버스안 , 차속에서 버스비를 받는 직원이 모습이 이채롭다.
▲ 버스정류장 모습
▲ 하얀색은 한국의 좌석버스와 비슷하다. 가장 큰 장점은 좌석이 다 차면 만원버스(Complet) 라고 버스 앞쪽에 표시하고 더 이상 사람을 태우지 않는다.

▲먼 거리도 600원을 넘지 않는 공공버스
튀니지에도 우리나라와 같이 콜택시가 있다.‘알로택시’라고 하는데 택시회사에 전화하면 신청한 지역 가까이에 있는 택시를 보내준다.

시내버스는 공공기관에서 운영하는 노란색 버스와 민간 버스업체에서 운영하는 하얀색 버스 두 가지가 있다. 혹시나 하는 생각에 버스를 타기가 두려웠다. 그래서 튀니지국립도서관 직원에게 버스를 타고 싶은데 혼자 타기가 두렵다고 했더니 같이 타보자고 해서 튀니지 생활을 하면서 노란색 버스를 두 번 타보았다.

버스 안에는 기다랗게 책상이 놓여 있다. 두 좌석 정도 차지하는 길이다. 정장을 한 직원이 의자에 앉아 돈을 받고 버스표를 발행하면서 동시에 출발과 스톱을 운전사에게 알려준다. 동전으로 책상을 두드리면서 말이다.

노란색 버스 요금은 320밀림(Millim, 192원)에서 시작한다. 장거리를 이용해도 1디나르(600원)를 넘지 않는 저렴한 요금이다.

민간 사설버스인 하얀색은 한국의 좌석버스와 비슷하다. 가장 큰 장점은 좌석이 다 차면 만원버스(Complet)라고 버스 앞쪽에 표시하고는 더 이상 사람을 태우지 않는다는 점이다. 요금은 1디나르(600원)에서 1.5디나르(900원)까지다. 튀니지 사람들에게는 비싼 편이어서 여유가 있는 사람만 탄다고 한다.

▲ 튀니지 수도 튀니스의 중앙기차역

▲시외버스터미널은 뱁사둔과 밥알리우아에
여러 도시로 연결하는 시외버스는 국영 버스회사인 신트리(SNTRI)에서 운영하는데 버스 내에 TV와 에어컨이 설치되어 있다.

나는 버스를 이용할 때마다 사전에 신트리 홈페이지(http://sntri.com.tn) 에서 버스시간을 확인을 하고 간다. 시외버스터미널은 한국과 달리 아주 복잡하다. 북부지역을 운행하는 버스터미널(Gare routiere Nord)은 뱁사둔(Bab Saadoun)에 있으며, 남부지역을 운행하는 버스터미널(Gare routiere Tunis Sud)은 밥 알리우아(Bab Aloua)에 있다.

▲ 8인승 르와지 안의 모습

▲즐겨 탄 소형버스 르와지
튀니지에서 지방을 여행할 때는 정원이 8명인 르와지(Louage)라는 독특한 버스 문화가 있다. 시외버스는 장시간 기다려야 하지만 르와지는 8명이 채워지면 바로 출발하기 때문에 지방을 여행할 때 대부분 르와지를 타고 다녔다.

르와지 탑승역은 캡봉 지역과 남서부 지역은 밥 알리우아, 남부지역은 몽세프 베이 역(Moncef bay), 북서부지역은 뱁사둔에서 타야 한다. 가끔 정원이 안차서 출발하지 못하는 경우가 있는데 이럴 경우에는 모자란 인원의 승차 금액을 탑승인원이 나누어 내면 출발을 한다.

29회 연재에서 소개한 나불(Nabeu)을 갈 때였다. 5명이 탑승했는데 3명이 차지 않자, 나를 포함한 승객들이 3명치의 요금을 나누어서 내고 출발한 적이 있다. 그러나 르와지는 운전자들이 과속이나 신호위반을 자주 하기 때문에 사고의 위험에 처하기도 한다.

또한 튀니스에는 TGM(Traine Grande Metro)이라는 지역 열차가 있다. 8회에 연재한 카르타고 유적지에 가려면 튀니스 마린역(Marine)에서 TGM을 타야 한다. 8회에 연재한 카르타고와 9회에 연재한 토펫, 25회와 26회에 연재한 시디부사이드를 갈 때에도 TGM을 이용했다.

▲ 튀니지의 수도에 있는 모함메드 캄싸 메트로역
▲ 메트로가 역에 정차한 모습

▲대중교통수단은 트램(메트로)
튀니스 수도에서 가장 일반적인 대중 교통수단은
트로(Metro)라 불리는 전차(Tram, 트램)이다. 튀니스의 지리와 교통을 알고 나서부터 내가 주로 이용하는 교통수단은 트로였다. 트로를 탈 때마다 항상 느끼는 일이지만 튀니지 사람들은 노인이 앞에 서 있으면 기계처럼 벌떡 일어나서 자리를 양보한다. 튀니지에도 유교문화가 있나하고 착각을 할 때가 한두 번이 아니었다.

튀니지 사람들은 발 디딜 틈 없는 만원 트로에서도 외국인인 내가 불편하지 않을까 앞뒤로 공간을 만들어 주었고, 내가 내릴 때도 모세의 기적처럼 길을 활짝 열어주었다. 외국인에게는 더욱 친절한 튀니지 사람들의 삶의 모습과 매력을 튀니지의 트로 안에서도 느낄 수 있는 것이다. <고병률 제주도작은도서관협회 상임부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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