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십명 공습에 몰살"…러 "반군지역 50%·주민 8만명 해방"

시리아군이 알레포 동부 반군지역을 파죽지세로 장악하는 사이 대규모 피란민이 발생, 인도주의 재난 우려가 커지고 있다.

영국에서 활동하는 시리아내전 감시단체 '시리아인권관측소'는 시리아군이 알레포 북동부 반군지역을 장악하는 사이 주민 2만7천명이 피란길에 나섰다고 29일 밝혔다.

러시아를 등에 업은 시리아군은 15일부터 대대적인 공세를 벌여 28일까지 알레포 북동부를 완전히 장악했다.

알레포 반군 통제 아래 있던 지역의 40%가 2주만에 정부군에 넘어갔다.

러시아 국방부는 이날 "알레포 동부의 50%를 해방시켰고, 주민 8만명이 자유를 얻었다"고 발표했다. 
시리아군이 거침없는 진격에 피란민 수도 급격히 늘고 있다.

짐꾸러미를 메고, 유아나 노인을 안은 채 공포와 불안에 질린 얼굴을 한 피란민들의 행렬이 이어졌다.

앞서 이날 스티븐 오브라이언 유엔 인도주의업무조정국(OCHA) 국장은 지난 주말부터 28일까지 알레포를 탈출한 주민을 1만6천명으로 추산했다.

오브라이언 국장은 알레포 주민들이 시리아군과 동맹군의 무차별 공격을 벗어나고자, 안전을 확신할 수 없는 피란길에 나서고 있다면서 "정신이 번쩍 들 만큼 떨린다"고 말했다.    

피란민 무리가 정부군의 공습에 몰살당하는 끔찍한 일이 벌어졌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반군지역 민간구조대 '시리아 민방위대'는 알레포 북부에서 바브 알나이라브로 향하는 피란민 25명이 시리아군 공습에 숨졌다고 전했다.

미디어 활동가로 조직된 '할라브뉴스네트워크'도 당시 공습 직후 모습이라며 시신 부위가 여기저기 널브러져 있는 참혹한 사진을 공개했다.

국제앰네스티는 정부군이 알레포 북동부를 탈환한 후 도시를 떠나지 않은 남자들을 붙잡아 연행했다는 제보가 여러 건 들어왔다고 밝혔다.

피란길에 오른 주민 다수는 북쪽의 쿠르드지역과 알레포 서부 정부군지역, 반군이 저항하는 남부로 이동했다.

시리아인권관측소가 파악한 내용에 따르면 1만5천명은 남부 반군지역으로, 각각 7천명과 5천명은 쿠르드계 지역과 알레포 서부 정부군 지역으로 흘어졌다.

반군이 항전하는 알레포 남동부는 무자비한 공습·포격이 계속되는 가운데, 제대로 가동되는 병원이 없고 공식적인 식품 재고도 이미 바닥났다고 오브라이언 국장은 전했다.

반군지역 민간 구조대인 시리아민방위대는 장비를 가동할 연료가 이틀분밖에 안 남았다고 취재진에 말했다.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는 30일 긴급회의를 열어 인도주의적 구호 방안을 논의하기로 했다.

AFP통신에 따르면 매슈 라이크로프트 주유엔 영국 대사는 유엔이 알레포에 가장 시급한 음식과 의료품을 전달하고 부상자들을 탈출시킬 방안을 안보리에서 논의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그는 시리아 정권을 지지하는 러시아가 시리아 정권에 유엔 구호 계획에 동의하도록 설득해야 한다면서 "알레포의 미래가 시리아 정부와 러시아의 손에 달렸다"고 강조했다.

영국과 함께 안보리 긴급회의 개최를 요구한 프랑수아 델라트르 대사는 "프랑스와 협력국들은 2차대전 이후 최대 규모의 민간인 대학살 중 하나가 될 수 있는 일에 침묵할 수 없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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