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우리의 살과 뼈를 갉아먹으며 노리개로 만드는 세계적 관광지 제2의 하와이보다는 우리의 삶의 터전으로서, 생활의 보금자리로서의 제주도를 원한다.”
25년 전인 1991년 11월 당시 25살이었던 고 양용찬씨는 제주도개발특별법을 저지하기 위해 이같이 유고를 남기고 분신했다. 최근 제주도 난개발 문제에 대해 우려의 목소리가 높아지는 가운데 제주도 내 32개 시민 사회 단체들이 26일 오전 제주특별자치도의회 도민의 방에서 ‘양용찬 열사 25주기 공동행사위원회’ 출범식을 열었다. 이들은 앞으로 양용찬씨 관련 사업을 진행하고, 개발 문제에 대해 토론회 개최 등을 통해 공론화할 계획이다.
김정임 전국여성농민회연합회 제주도연합회장은 “25년 전 한 청년이 제주도의 개발을 반대하면서 분신했다”며 “그 이후로 많은 시민 사회 단체와 정의로운 사람들이 합심해 올바른 제주도를 만들고자 했으나 위정자들은 개발에 모든 것을 쏟아부어 현재 제주도는 환경이 오염되는 등 도민의 삶의 질이 현저히 낮아지고 있다”고 비판했다.
홍영철 제주참여환경연대 대표도 “청정과 공존의 기치를 내걸고 있는 제주도정이 현재 제주에서 광범위하게 벌어지는 난개발로 그 철학과 정반대로 가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올해 개발 문제를 비판하며 분신했던 양용찬 열사 25주기, 제주특별자치도 10년을 맞아 제주 개발 문제에 대해서 깊이 성찰할 시점이 왔다”며 “도민과 함께 고민할 수 있도록 시민사회단체가 행동을 시작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이 단체는 오는 10월부터 개발, 여성, 교육, 노동 등의 주제로 한 제주특별자치도 평가 토론회와 양용찬씨 추모 사업을 통해 활동을 시작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