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도 주최·제주매일 주관 다문화 가족 자녀 정체성 확립을 위한 청소년 글로벌 리더 과정

필리핀·일본·중국·네팔 ‘출신’ 다문화가족 100여명 참석…각국 전통놀이기구·나라별 의상 입어보기·패션쇼 등 프로그램 진행

따스한 가을볕이 내리는 24일 오전, 김만덕 기념관 야외무대에 ‘다문화 가족 자녀 정체성 확립을 위한 청소년 글로벌 리더 과정’ 행사를 위해 일본·중국·필리핀·네팔 국적의 가족을 두고 있는 다문화가족 100여명이 참석했다.

이날 행사장에서 만난 다문화가족들은 모두 처음 만났지만 고향민들과 모국어로 대화를 나누고 우애를 다지며 모처럼 고향에 대한 기억을 추억했다.

특히 부모와 함께 온 어린이들은 모두 피부색과 민족은 달랐지만, 함께 어울리며 자연스럽게 서로를 이해하고 공감하는 법을 배워가고 있었다.

■ 체험부스

먼저 각 나라별 체험부스에 마련된 전통놀이기구 체험장에서는 남녀노소 어른아이 구분 없이 재미있는 전통놀이에 흠뻑 취했다.

일본 민속놀이기구 ‘겐다마’는 열십자 모양의 ‘검’과 구멍이 뚫린 ‘공’을 끈으로 연결한 목재 완구로, 공을 칼끝에 끼워 넣거나 접시 부분에 올려 세우는 전통놀이다. 원리는 간단해보이지만, 보통 기술 없이는 성공하기 어려워 지켜보는 이들로부터 웃음을 만들기도 하고 승부욕을 자극하기도 하는 재밌는 놀이였다.

일본 다문화 가정 어린이는 “일본에 살았을 때 해본 적이 있다”면서 “한국에 오면서 잊어버렸었는데, 오랜만에 해보니 신기하기도 하고 친구들에게 가르쳐주고 싶기도 하다”고 웃으며 말했다.

네팔 국적의 엄마와 함께 온 이상민 군과 그의 동생은 네팔 전통의상을 입고 행사장을 누볐다. 뛰어 놀기 바쁜 일곱 살 개구쟁이에게 모처럼 입어본 네팔의 옷은 조금 불편하긴 했지만, 주변에서 연신 귀엽다며 요청하는 사진 요청 세례에 응하는 모습이 능청스럽기도 했다.

■ 패션쇼

오후 행사로 야외마당에서 진행된 나라별 의상 패션쇼는 다문화 자녀들이 부모의 나라 전통의상을 입어보고 문화를 공유하며 이해하는 자리로 마련됐다.

패션쇼에서는 23명이 참여해 한국·중국·일본·네팔·필리핀 등 각 나라별 화려한 전통의상을 선보였다.

첫 순서로는 11살 월랑초에 다니는 김아영 양이 필리피니다나라는 필리핀 전통 옷을 입고 양 손에 치맛자락을 쥐고 공주님 포즈로 나섰다. 김 양은 “필리핀 전통의상을 처음 입어보는 데 정말 예쁘다. 생일 같이 특별한 날 자주 입고 싶다”고 말했다.

볼 살이 통통 오른 개구쟁이 이상민(7)군은 네팔 전통 옷을 입고 무대에 올라 근엄한 걸음걸이로 심사위원들과 악수를 하는 등 여유롭고 당당한 모습을 보여 관중들의 큰 호응을 받았다.

이 군은 “어릴 때 1번 입어봤는데 옷은 예쁘지만 요즘 옷과 다르고 조금 따가워서 다시 입고 싶지는 않다”며 네팔 전통 옷을 조금 낯설어하기도 했다.

또 일본 전통 옷인 기모노를 입은 엄마와 딸은 손을 잡고 아름다운 포즈를 취하며 기모노의 아름다움과 고운 자태를 뽐냈다.

다문화센터 관계자는 “어른들의 행동이나 생각은 정책 결정으로 쉽게 바뀔 수 있지만, 아이들은 다르다”며 “어릴 때부터 함께 어울리며 자연스럽게 서로를 이해하고 공감하는 법을 배울 수 있도록 기회를 마련하는 자리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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