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편함 때문 화학생활용품 선택
가습기피해 이후 광고 주춤
알려졌던 내용들 이제야 문제화

뿌리는 것의 90% 몸에 축적
매일 매일 우리 몸을 학대하는 셈
불편해도 생활용품 줄여야

맞벌이 부부의 가사나 육아 부담 속에 누가 1회용 기저귀를 마다하고 일일이 빨고 삶고 하겠는가? 베란다에 널자니 보기도 그렇고 대신 간단히 뿌리기만 하면 100% 살균된다는데, 손에 칙칙 한번 뿌리기만 해도 살균된다는데, 가습기의 물도 살균제만 넣으면 다 해결된다는데 바쁜 사람들의 손이 어찌 가지 않을 수 있는가.

그것도 국가기관에서 검증을 마친 제품이라고 한다. 오랜 시간동안 국가차원에서 깨끗한 환경은 살균에서 시작돼야 한다고 국민들에게 주입시켰고 바쁘게 사는 현대인들은 오래된 방식보다 당연히 간편한 방식을 선호하게 됐다.

살균과 위생을 부르짖으며 난무하던 방향제·살균제 같은 화학용품 광고가 가습기살균제 피해가 이슈화되자 소리 없이 사라졌다. 생활 속에서 간편하게 사용하는 화학물질들에는 발암성, 높은 기형성 유발, 내분비 장해로 인한 생식력 저하 등 사람과 생태계까지 악영향을 주고 있다는 많은 보고가 그 전에도 많았었다.

이런 화학성분으로 인해 피해사례가 여럿 나왔지만 원인에 대한 확신은 들어도 역추적의 조사를 못한 게 다반사였다. 문제를 인식한 환경단체나 의식 있는 사람들의 모임에서 국민 계몽을 부르짖었으나 바위에 계란 던지기 식 저항에 불과했다.

가습기살균제의 문제를 교훈삼아 우리생활 곳곳에 있는 화학제품들을 이참에 정리하는 것은 어떨까? 락스를 희석한 물에 금붕어를 넣으면 30분도 채 안 걸려 금붕어가 하얗게 변하고 죽어서 물위로 뜬다. 초등학교 수업에서 환경문제 인지를 위해 희생당한 금붕어를 불쌍하게 여겼다면 금붕어처럼 우리 몸도 죽어가고 있음을 인식했어야 했다.

환경에 대한 가치를 우리 몸의 소중함만큼 동일시해야 했는데 그러지 못했다. 지금부터라도 화약용품으로부터 자신의 건강을 지켜야 한다. 정부가 우리의 건강을 책임져주지 않으면 스스로 챙겨야 하지 않겠나. 우리 몸은 매일 독성물질이 쌓여도 금방 느낄 수 없기 때문에 생활용품 속 화학물질이 수 년 간 축적돼도 모르는 경우가 허다하다. ‘서서히 뜨거워지는 냄비 속의 개구리처럼’ 매일 매일 얼마나 많은 독성물질로 내 몸을 학대하고 있는지 인식해야 한다.

우리 몸에 유해물질이 들어오는 경로는 3가지다. 음식물 등 입으로 들어오는 경구흡수(經口吸收), 숨을 쉴 때 기도점막을 통해 흡수되는 경기도흡수(經氣道吸收), 그리고 피부를 통해 들어오는 경피흡수(經皮吸收)다. 경기도흡수는 경구흡수보다 100배 이상 더 해롭다고 한다. 소화기관이나 간에서 해독되기 이전에 독이 혈액을 타고 들어가기 때문이다.

화학물질은 흡수되면 우리 몸의 내분비계를 교란시키는 ‘환경호르몬’으로 작용한다. 환경호르몬이 여성들에게 더 위험한 것은 여성들의 두피는 자궁과 깊은 연관성이 있기 때문이다. 매일 머리를 감으며 사용하는 샴푸의 많은 독성물질들이 많은 모공의 두피를 통해 빠르게 흡수, 바로 생식기까지 도달하는데 45초밖에 걸리지 않는다고 한다.

사람이 먹는 것의 90%는 간에서 해독되지만 바르고 뿌리는 것의 90%는 몸에 쌓인다. 일반 샴푸에 첨가된 화학물질들은 모근 속 혈관을 타고 여성은 생식기로 들어가고 남성은 신장에 남게 된다고 한다. 특히 생식기는 놀라울 정도로 경피흡수율이 높다. 팔 안쪽을 1로 가정할 경우 생식기는 42배에 해당한다고 한다. 불임부부가 점점 늘어나는 원인도 환경호르몬 때문이라는 의학계 보고에 수긍이 간다.

화학생활용품 줄이기를 실천 해보자. 당장 불편할 수도 있지만 건강해질 수는 있다. 감기에도 좋은 은은한 국화차향으로 집안을 물들여보자. 식탁위에는 국화향과 어울리게 한 아름 국화꽃을 꽂아보자. 어머님들이 그랬듯 행주도 삶고 그릇도 삶아 위생을 유지하자. 이불은 무겁지만 옥상이나 베란다에 널어놓자.

맹목적인 유명브랜드 선호 행태도 버리자. 올바른 감시를 통해 유해 물질 여부를 조사, 기업이 유해물질이 배제된 상품을 생산하도록 압력을 가해야 한다. 생활용품에 모든 성분이 표기돼야 하고 정부는 철저한 관리 감독을 실시돼야 한다. 그런 날이 올 때까지는 스스로가 화학물질로부터 지켜나가야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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