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동수 교장 교육부서 ‘자유·칭찬·관심 성공사례’ 발표

▲ 조동수 직전 성산고 교장이 지난 26일 교육부 주최로 서울 JW메리어트 동대문 스퀘어에서 열린 '2016 학업중단 예장 집중 지원학교 관리자 연수'에서 성산고의 사례를 발표하고 있다. (1)

2013학년도에만 44명, 무려 전교생의 10%가 학교를 그만뒀던 성산고등학교에 최근 2년째 중도탈락자가 한 명도 나오지 않고 있다.

2016년 2월까지 이 ‘머리아픈 학교’의 교장을 맡았던 조동수 현 서귀포고 교장이 지난 26일 서울 JW메리어트 동대문 스퀘어에서 교육부 주최로 열린 ‘2016 학업중단 예방 집중 지원학교 관리자 연수’에서 그 비결을 공개했다. 핵심은 “학생 특색에 맞는 규정, 칭찬, 관심”에 있었다.

2014년 성산고에 부임한 조 교장은 먼저 학생들이 지킬 수 있는 교칙 만들기에 돌입했다.

성산고는 입학생의 90%가 중학교 내신 하위 20% 미만이고 불안정한 가정의 자녀들이 많았다. 조 교장은 학교와 학생에 따라 특색이 다른데 모든 학교에서 한 가지의 규정으로 아이들을 지도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고 판단했다.

2014년 10월, 장장 3개월간 학생 대의원회에서 새 규정 만들기에 돌입했다. 학생 대의원과 교사 대표가 같은 의결권으로 새 규정을 심의했고 논의의 과정은 모든 교실에 생방송으로 중계됐다. 규제 일변의 교칙은 두발, 화장, 옷 등을 조금 자유롭게 허용해주는 방향으로 바뀌었다.

조 교장은 “학생들이 지킬 수 있는 범위의 교칙을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고 봤다”며 “교사들이 학생들의 눈높이에 맞춰주려고 한다는 것을 아이들이 인지하게 된 것이 학업중단이 없는 학교를 만든 씨앗이 됐다”고 회고했다.

이번에는 ‘칭찬카드’를 도입했다. 대부분의 학생이 가정환경 등의 어려움으로 자존감이 낮기 때문이었다.

칭찬할 내용은 규격화하지 않았다. 교사의 재량이었다. 어떤 학생들은 웃는 얼굴로 인사를 하거나 교복을 단정히 입거나 1주일간 정상 등교하는 것만으로도 칭찬 마일리지를 받았다. 쌓인 포인트에 대해서는 10포인트당 문화상품권 1장, 20포인트당 모범학생 표창장 부여 등 학생들이 미안할 정도의 보상을 주었다.

더불어 성산고는 학업중단이 예상되는 특별한 학생들을 위한 전일제 대안학급을 열었다.

학생들의 행동 상황에 따라 등교 거부가 시작된 1단계에서 등교가 일단 시작된 2단계, 등교가 지속되는 3단계 등에 따라 각기 다른 프로그램을 운용했다. 필요할 경우 부모의 허락 하에 제주도교육청 소아정신과 전문의가 지속적인 상담과 치료를 지원했다. 스킨 스쿠버, 밴드, 승마, 드론 등 아이들이 즐거워하는 다양한 프로그램도 구성했다.
 
이러한 노력들에 힘입어 2013년 44명이 학교를 그만두었던 성산고는 이듬해 26명으로 중도탈락자가 줄었고 2015년과 2016년에는 아직까지 한 명의 탈락자도 발생하지 않고 있다. 

조동수 교장은 28일 본 지와의 통화에서 “한 번도 중도탈락 제로를 외친 적이 없지만 학업중단자는 없었다”며 “교사가 학생들에게 관심을 가지고 있다는 사실을 전한 것이 가장 주효했다. 성산고에 기적에 가까운 일이 일어났다”고 기쁨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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