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육실태 조사결과 45.9% 고사…기후변화 등 이유
道 “보전 방안 마련·중앙정부와 공동생태 복원 추진”

▲ 한라산 영실등반로 일대(1600m) 고사된 구상나무 모습. <제주도제공>

세계 유일·최대 규모를 자랑하는 한라산 구상나무 숲이 태풍, 가뭄 등 기후변화 등의 이유로 절반 가까이 고사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제주도가 지난 2013년 10월부터 이듬해 9월까지 한라산 구상나무에 대한 생육실태를 조사한 결과 전체 구상나무 중 45.9%가 고사된 것으로 나타났다. 고사시기에 따라 최근 3~4년 이내가 20.7%, 5~15년 37.9%, 15년 이상이 41.4%정도다. 이후 추가 조사는 진행되지 않았지만 한라산연구소 등이 최근까지 임상관찰 등을 진행한 결과 고사 비율은 앞선 조사 때와 비슷한 수준이라고 전했다.

한라산 구상나무는 해발 1300m 이상 지역에 분포하고 있으며, 분포면적은 795.3ha에 이른다. 해발이 높을수록 치수(어린나무)발생이 미미한 것으로 나타났다.

소나무과에 속하는 구상나무(학명:Abies koreana WILS)는 우리나라의 고유 상록침엽교목으로 한라산을 비롯해 지리산, 무등산, 덕유산 등에서 자란다. 하지만 구상나무가 숲을 이룬 경우는 한라산이 전 세계에서 유일한 것으로 알려졌다. 나무가 단단해 옛 제주 선조들은 ‘테우’의 재료로 구상나무를 사용했으며, 구한말 유럽 학자가 한라산에서 채집해 해외로 반출한 이후 품종 개량을 거쳐 현재 10종의 구상나무가 크리스마스트리로 애용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처럼 문화, 생태적 가치가 높은 구상나무 숲이 사라질 위기에 처함에 따라 제주도는 중앙정부와 함께 각종 워크숍과 실무회의, 심포지엄 등을 개최하며 구상나무 보전을 위한 연구와 대책을 마련하고 있다.

제주도 관계자는 “기후변화에 의한 고사 및 생장쇠퇴 가능성이 매우 높지만, 병해충 피해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고 있다”면서 “구상나무 종보전 매뉴얼 개발과 함께 현지내 보전전략을 마련하고, 환경부·산림청 등 중앙정부와 공동으로 구상나무 생태복원 작업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저작권자 © 제주매일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